월터 반 베이렌동크: 옷으로 말하는 다른 세계
만화, 니트와 수트가 사회적인 발언을 만드는 방식.
ÉPOPLI ·

귀여운 캐릭터가 불편한 질문을 할 때
밝은 색과 만화 같은 인물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옷은 즐겁기만 한 세계를 보여 주지 않는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의 핵심은 유쾌한 외관이 어떻게 사회적인 발언을 담는가에 있다. MoMu가 기록한 1996년 봄여름 W.&L.T. 컬렉션은 하이디의 이야기를 변형해 HIV에 관한 불안을 다루었다. 익숙한 동화와 낯선 가면이 만나면서 귀여움은 안전한 감상의 틀을 벗어난다. 패션 그래픽은 이때 제품의 장식이나 브랜드 이름을 표시하는 수단을 넘어 관객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디자이너는 옷의 형태뿐 아니라 모델이 어떤 존재처럼 등장하는지까지 설계했다. 얼굴을 가린 인물은 특정한 개인에서 벗어나 과장된 캐릭터가 되고, 문구와 색의 충돌은 몸을 움직이는 포스터처럼 만든다. 즐거움과 불편함이 같은 옷에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이 그의 작업을 읽는 출발점이다.
브레흐트에서 안트베르펜의 패션 교육으로
1957년 벨기에 브레흐트에서 태어난 그는 안트베르펜 왕립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1980년 졸업했다. 1983년부터 남성복 컬렉션을 발표했으며, 1986년 런던의 브리티시 디자이너 쇼에 참가한 안트베르펜 식스의 일원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얻었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는 이 여섯 명이 같은 옷을 만들었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함께 해외에 나간 경험과 학교의 연결망은 공유했지만, 각각의 브랜드와 미감은 달랐다. 그의 경우 강한 색과 문구, 낯선 비례가 일찍부터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패션 교육을 받은 도시가 곧 평생의 스타일을 정해 준 것은 아니며, 음악과 미술, 문학을 의복 안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방향이 분명해졌다. 남성복의 형태를 바꾸는 일은 누가 어떤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지 질문하는 일과 나란히 진행되었다.
뜨개옷과 수트가 다른 몸을 상상하다
1986~1987년 가을겨울 「배드 베이비 보이스」의 곰 무늬 스웨터는 친숙한 니트웨어와 도발적인 컬렉션 이름을 한곳에 놓는다. 두꺼운 실의 촉감과 반복적인 무늬는 편안해 보이지만, 전체 차림은 남성의 단정한 일상복이라는 기대와 어긋난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는 기괴한 오브제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스웨터와 수트처럼 잘 아는 의복의 문법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 2006~2007년 「스톱 테러라이징 아워 월드」의 붉은 수트에서는 뼈대 이미지가 겉으로 드러난다. 몸 안에 있어야 할 구조가 옷 바깥의 무늬가 되며, 잘 재단된 겉모습과 취약한 신체의 인상이 겹친다. 이런 작품은 옷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남겨 두기 때문에 변화가 더 분명하게 보인다. 익숙한 종류의 옷이 낯선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W.&L.T.가 만든 가상의 세계
1993년부터 1999년까지 그는 독일 청바지 회사 머스탱을 위해 W.&L.T.를 디자인했다. 이름은 Wild and Lethal Trash의 줄임말이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의 이 시기에는 청소년 문화와 기술적인 재료, 여러 매체가 결합했다. 가상 캐릭터 퍽퍽은 옷과 초대장, 영상에 등장했고 1997년 봄여름 「웰컴 리틀 스트레인저」의 세계를 이어 주었다. 마스코트를 한 번 인쇄하는 것과 여러 매체에서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은 다르다. 패션 그래픽이 상품 사이의 관계를 만들고 관객이 들어갈 수 있는 허구의 공간을 구성한 셈이다. 강한 색과 캐릭터를 대량 생산의 체계에 접속시키는 경험은 자신의 이름으로 만드는 컬렉션과 다른 규모의 제작을 요구했다. 회사와의 작업이 끝난 뒤에도 그는 독자적인 발표를 이어 갔다. 한 계약의 종료가 디자인 언어 자체의 종료를 뜻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 전환에서 중요하다.
모자와 책이 옷의 바깥을 완성한다
그의 작업에서 머리 장식과 인쇄물은 의복을 설명하는 부속에 머물지 않는다. 모자 제작자 스티븐 존스와의 협업은 얼굴과 머리의 윤곽까지 바꾸었으며, 2010~2011년 가을겨울의 모자는 MoMu 소장 기록에도 공동 제작자의 이름이 남아 있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의 패션 그래픽에는 폴 바우덴스의 역할도 크다. 바우덴스는 책과 초대장, 전시 출판물을 통해 사진과 글자, 페이지의 순서를 조직했다. 옷을 실물로 보지 못하는 독자는 이러한 편집을 통해 컬렉션에 접근한다. 따라서 한 장의 초대장도 쇼의 분위기를 미리 만드는 작업이 된다. 2024년 출판된 「드로 더 월드 어웨이크」는 수십 년에 걸친 드로잉을 모아 완성된 옷 이전의 생각을 보여 주었다. 큰 형태와 색, 인물의 설정이 종이 위에서 어떻게 제안되는지 살피면 런웨이의 과장이 우연한 장식이 아니라 일관된 설계임을 이해할 수 있다.
학생에게 자신의 언어를 찾게 하는 일
1985년부터 아카데미에서 가르친 그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패션 학과를 이끌었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의 패션 교육은 자신의 옷을 만드는 경력과 오랜 시간 겹쳐 있다. 학교에서 필요한 일은 학생을 한 디자이너의 미감으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실제 옷으로 발전시키게 하는 것이다. 2024년 폴리모다는 그를 패션 디자인 석사 과정의 멘토로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역할의 이동은 안트베르펜 학과장직의 종료와 창작 활동의 은퇴가 같은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전시에서도 그는 작품을 배열하고 도시의 패션 문화를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1년 MoMu의 회고전은 독립적인 컬렉션들을 한 흐름 안에서 볼 기회를 만들었다. 제작, 지도와 전시는 서로 다른 업무지만 생각을 형태로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과제를 공유한다.
2026년에도 계속되는 발언
2026년 확인한 프랑스 패션연맹의 공식 페이지에는 본인의 창작 책임자 표기와 2026~2027년 가을겨울 남성복 기록이 남아 있다. MoMu는 같은 해 안트베르펜 식스의 국제 진출 사십 주년을 다루는 전시를 열었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역사는 따라서 이미 끝난 집단의 회고에만 속하지 않고 현재의 컬렉션과 함께 읽힌다. 패션 교육과 출판, 협업으로 전달된 아이디어도 그의 영향의 일부다. 대표 작품을 볼 때는 밝은 색이 얼마나 튀는지보다 어떤 친숙한 형식과 충돌하는지 물어볼 수 있다. 니트웨어의 편안함, 수트의 권위, 동화의 순진함이 바뀌는 순간이 중요하다. 그 안의 메시지에 언제나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의복이 사회적인 발언을 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은 구체적인 작품으로 드러난다. 그의 남성복은 몸을 단정하게 정리하는 것뿐 아니라 몸을 통해 다른 세계를 제안하는 방법을 넓혔다.
주요 연표
- 1957 — 브레흐트 출생
- 1980 — 안트베르펜 아카데미 졸업
- 1983 — 남성복 발표 시작
- 1986 — 안트베르펜 식스 런던 진출
- 1993–1999 — W.&L.T. 디자인
- 2007–2022 — 아카데미 학과장
- 2024 — 드로잉 출판과 폴리모다 멘토 발표
참고 자료
- MoMu — Collection stories
- Boijmans — Designer record
- FHCM — House and current collections
- MoMu — The Antwerp Six press dossier (PDF)
- Polimoda — Mentorship appointment (PDF)
- Henry van de Velde Awards — Paul Boudens
- Publisher — Draw the World Awake
- Stephen Jones — Career rec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