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작은 가방 안의 제작 문화
작은 가방 안의 제작 문화
ÉPOPLI ·

겨드랑이 아래 들어가는 작은 형태
1997년의 바게트 백은 가방을 몸과 가까이 놓는다. 짧은 끈에 달린 길쭉한 형태를 팔 아래 끼우는 동작이 이름과 연결된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는 이 작은 물건에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새로운 장식이 등장할 때마다 형태를 완전히 바꾸기보다, 알아볼 수 있는 바탕 위에 다른 재료와 표면을 얹는 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같은 윤곽이 반복될수록 차이가 놓이는 위치가 더 선명해진다.
가방은 비어 있을 때와 물건을 넣었을 때, 어깨에 걸었을 때와 손에 들었을 때 다르게 보인다. 따라서 정면의 로고만 보는 것으로 디자인을 읽었다고 할 수 없다. 끈의 길이와 여밈의 위치는 몸짓을 만들고, 소재의 두께는 물건의 모양을 유지하는 방법을 결정한다. 이 관점에서 가죽 공예는 표면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형태와 움직임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며, 반복되는 기본형 안에서 다른 결과를 가능하게 하는 지식이다.
가족 공방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다
그는 로마에서 자라며 어머니 안나와 이모들이 이끌던 가족 사업을 가까이에서 보았다. 창업자 아델레와 에도아르도의 손녀라는 계보는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의 출발점이지만 경력 전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초기에는 젊은 층을 위한 펜디시메에 참여했고, 이후 액세서리와 남성복에서 자신의 책임을 넓혔다. 출생연도는 인터뷰와 인물 자료에서 1960년과 1961년으로 엇갈리므로 여기서는 연도를 단정하지 않는다.
LVMH의 공식 경력은 1992년부터 칼 라거펠트의 예술감독 작업에 함께했고, 1994년부터 액세서리와 남성복을 맡았다고 기록한다. 가족 안에 있었다는 사실과 전문적인 책임을 맡은 시점은 구별해야 한다. 공방을 친숙하게 알고 있어도 매 시즌 제품을 선택하고 제작 가능한 상태로 조율하는 일은 별도의 능력을 요구한다. 이 경로는 유명한 성을 이어받는 이야기보다, 조직 안에서 어떤 분야를 맡고 누구와 판단을 공유했는지를 중심으로 읽을 때 더 구체적이다.
바게트라는 바탕을 바꾸는 방법
바게트 백을 해석할 때 먼저 볼 것은 무늬의 종류보다 반복되는 구조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의 이 작품에서 장식은 형태와 경쟁하기도 하고 그 형태를 드러내기도 한다. 두꺼운 재료가 모서리를 분명하게 만들면 얇고 유연한 재료는 몸에 닿는 부분에서 더 쉽게 움직인다. 자수나 작은 장식이 빽빽하게 놓일수록 바탕의 면은 하나의 그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여밈과 끈이 여전히 중요하다.
2020년 시작한 핸드 인 핸드 프로젝트는 이 관계를 실제 협업으로 확장했다. 이탈리아 여러 지역의 장인들이 각자의 기술로 기본형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펜디의 제품과 지역 공방의 지식이 만났다는 점에서 제작자의 이름도 중요해진다. 새로운 버전을 만드는 일이 기존 상품에 색만 바꾸는 일인지, 구조와 손의 작업까지 달라지는 일인지 구분해야 한다. 사진에서 비슷한 두 가방이라도 표면을 만들기 위한 과정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독자가 안쪽과 옆면까지 보는 습관을 들이면 유행하는 이름 뒤에 숨은 제작의 차이가 보인다.
피카부: 안쪽을 보여 주는 구조
2008년에 선보인 2009 봄여름용 피카부는 안팎의 관계를 다른 방식으로 다루었다. 펜디 일본의 공식 회고 자료는 발표 연도와 판매 시즌을 이렇게 구분한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에서 이 가방은 외부를 가득 장식하는 대신, 앞부분을 열었을 때 보이는 내부를 디자인의 장면으로 만든다. 손잡이가 있는 단정한 형태와 드러나는 안쪽 사이의 차이가 핵심이다.
보통 안감은 사용자만 보는 부분으로 여겨지지만, 이 구조에서는 열림의 정도가 외관을 바꾼다. 그러므로 안과 밖은 단순한 앞면과 뒷면이 아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들고 잠그는가에 따라 보이는 면적이 달라진다. 이러한 가죽 공예의 문제는 장식의 많고 적음보다 여밈과 부드러움의 균형에 가깝다. 같은 모델의 사진을 비교할 때도 닫힌 모습만 나란히 놓으면 중요한 차이를 놓친다. 손이 개입하는 장면까지 살펴야 이름이 말하는 숨고 드러나는 동작이 실제 설계와 연결된다.
남성복과 100주년의 비례
액세서리의 성공만으로 경력을 요약하면 오랫동안 이어 온 남성복이 빠진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는 옷의 규모로 옮겨 갔을 때에도 비례와 촉감의 문제를 다룬다. 남성복을 맡은 경위를 설명한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 라거펠트가 그 분야를 맡으려 하지 않았고 자신이 나섰다고 회상한다. 이는 모든 펜디 의상을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는 설명보다 실제 조직의 분담을 잘 보여준다.
2025년 가을겨울 100주년 컬렉션에서는 남녀 의상이 함께 제시되었다. 공식 룩 기록의 짧은 인레이 모피 재킷과 큰 물방울 자카르 드레스는 표면과 길이의 대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인레이는 서로 다른 조각을 맞추어 무늬를 만드는 작업이고, 자카르는 직조 과정에서 무늬를 짜 넣는 방법이다. 같은 점무늬의 인상이라도 만드는 과정은 다르다. 이 차이를 보면 기념 컬렉션이 연표를 그대로 복사하는 대신 소재의 기술을 다시 배치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계속되는 안쪽의 실험
2026 봄여름 피카부의 내부에는 반짝이는 장식과 꽃무늬 비즈가 들어갔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를 따라가면, 처음 설정한 안팎의 관계가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실험의 바탕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2025년 9월 그의 컬렉션에서 제시되었고 이듬해 이너 뷰티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계절 표기와 실제 발표 시점을 구별해야 후기 작업의 순서가 정확해진다.
반짝임을 안에 놓으면 보는 방식부터 달라진다. 넓은 바깥 면의 장식은 멀리서도 읽히지만, 내부의 작은 표면은 가까이 가거나 가방이 열려야 보인다. 이 차이는 화려함의 강도보다 공개되는 순간의 차이다. 사용자가 보여 주는 정도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물건과 몸짓의 관계도 계속된다. 이러한 관찰은 작품을 반드시 새 실루엣의 발명으로만 평가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 준다.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남기는지도 디자인의 중요한 선택이다.
현재의 명예회장, 과거의 작품
2025년 10월 1일부터 그의 직책은 명예회장이다. LVMH는 하우스의 유산과 공예를 알리고 펜디 카사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역사를 현재의 창작 총괄 경력으로 계속 이어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라거펠트, 킴 존스와의 협업을 돌아보는 본인의 공식 발언도 여러 시기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를 보여준다. 이후 하우스의 컬렉션과 그가 직접 책임진 작업은 별도로 읽어야 한다.
오늘날 남는 질문은 작은 물건에 얼마나 많은 제작 지식이 들어갈 수 있는가이다. 기본형이 오래 유지된다는 사실은 변화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끈과 여밈, 겉면과 안쪽, 부드러운 부분과 형태를 지탱하는 부분의 관계가 매번 다시 결정된다. 옷으로 시선을 넓혀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이는 문양과 그것을 만드는 공정 사이를 오가며 살펴볼 때, 한 사람의 이름 아래 일한 공방과 조직의 역할까지 함께 보인다. 그것이 유명한 제품을 제작 문화의 기록으로 읽는 방법이다.
주요 연표
- 1992 — 라거펠트와 예술감독 작업 협업
- 1994 — 액세서리와 남성복 책임
- 1997 — 바게트 소개
- 2008 — 2009 봄여름 피카부 발표
- 2025 — 100주년 컬렉션 및 명예회장 전환
참고 자료
- Fendi — Baguette design history
- LVMH — Silvia Venturini Fendi, Honorary President
- CNN — Silvia Fendi profile and early career
- GQ Italia — Silvia Venturini Fendi interview
- Fendi Japan — Peekaboo anniversary book
- LVMH — Fendi centenary collection
- Fendi — Fall 2025, look 4
- Wallpaper — Peekaboo Inner Beauty
- Fendi Japan — Hand in Hand project, 2020
- Commons — image and reuse cond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