ÉPOPLI

피에르 가르뎅: 옷의 형태와 유통을 함께 바꾸다

둥근 부피와 움직이는 천, 산업 재료와 기성복이 연결되는 과정.

ÉPOPLI ·

어두운 정장을 입고 고개를 기울인 피에르 가르뎅의 흑백 초상
피에르 가르뎅의 공식 초상. 원본 기록은 1992년으로 표기한다.Claude Iverné / Elnour /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 WebP conversion / resizing · 출처 · 이용 조건

천으로 만든 고리가 흔들릴 때

1969년의 이른바 카워시 드레스에는 가늘고 긴 천 조각이 몸통 위에서 아래로 늘어진다. 세차기의 솔을 연상시키는 이름과 달리 실제 소재는 울 크레이프이며, 고리의 움직임이 옷의 표면을 계속 바꾼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를 이 드레스에서 시작하면 미래적인 옷이 반드시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보인다.

잘라 낸 천과 남겨 둔 빈 공간만으로도 새로운 시각 효과를 만들 수 있었다. 기하학적 실루엣은 정지한 외곽선뿐 아니라 걸을 때 각 조각이 움직이는 순서에도 나타난다. 가까이서 보면 고리가 붙은 위치와 아래쪽으로 처지는 길이가 중요하다.

같은 폭의 천이라도 접히는 방향과 무게에 따라 그림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장식을 단순히 얹은 것이 아니라 의복 위에 움직이는 두 번째 층을 만든 셈이다. 드레스를 입은 몸과 흔들리는 천이 완전히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차이가 이 작품의 생동감을 만든다.

무대 의상과 수트에서 배운 제작

192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가족과 프랑스로 이주했다. 재단 일을 배운 뒤 1945년 파리에 정착했고 파캥과 스키아파렐리, 디오르에서 경험을 쌓았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에서 미래적인 형식의 바탕에는 이처럼 전통적인 옷을 만드는 기술이 있다.

장 콕토의 영화 미녀와 야수에 관련된 의상 제작 경험과 디오르의 코트·수트 작업은 서로 다른 목적의 의복을 다루게 했다. 무대에서는 멀리서 형태가 읽혀야 하고, 주문복에서는 착용자의 몸과 마감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이후의 과장된 칼라와 넓은 어깨를 볼 때 이런 제작 환경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특정 초기 경험이 훗날의 모든 모양을 직접 결정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1950년 독립과 1953년 첫 여성 쿠튀르 컬렉션은 별개의 사건이다. 하우스의 공식 소개 안에서도 이 두 연도가 함께 등장하므로 설립과 첫 발표를 구분하면 연표의 혼동을 줄일 수 있다.

창업은 작업 공간과 사업을 만드는 일이었고 발표는 그 결과를 고객에게 보여주는 일이었다.

버블 드레스는 몸 바깥에 공간을 둔다

1954년의 버블 드레스는 치맛단을 안으로 말아 넣어 둥글게 부푼 부피를 만들었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에서 이 옷은 허리와 가슴의 곡선을 따라가기보다 천이 몸 주변에 어떤 공간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기하학적 실루엣이라고 해서 언제나 딱딱한 직선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둥근 부피도 바깥 윤곽과 안쪽 지지 구조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겉으로 보이는 천이 아래로 그대로 떨어지지 않도록 끝단을 처리하면 치마는 중간에서 다시 위쪽으로 끌려 올라간다. 단순히 원단을 많이 쓴 드레스와 다른 점이다.

몸의 굴곡과 옷의 가장 넓은 부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의복이 신체의 복사본일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이 드레스의 효과는 정면뿐 아니라 옆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걷거나 앉을 때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까지 생각하면 유명한 외양 뒤의 실제 착용 조건이 드러난다.

이후 우주를 연상시키는 작업과도 형태를 독립적으로 다룬다는 관심을 공유한다.

원형 어깨 장식과 넓은 모자를 갖춘 검은 드레스의 전시 모습
피에르 가르뎅의 1991년 ‘Parabolic’ 이브닝드레스와 모자. 브루클린 미술관 전시, 2019년 촬영.amerune (Maureen) / Wikimedia Commons / CC BY 2.0 · WebP conversion / resizing · 출처 · 이용 조건

백화점과 코스모코르의 다른 미래

1959년 파리 프랭탕 백화점에서 선보인 기성복은 옷의 유통 방식에 관한 선택이었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고객층은 함께 논의해야 한다. 프레타포르테는 개인 주문에 맞춰 한 벌씩 만드는 방식과 달리 일정한 치수로 준비한 옷을 판매한다.

그 변화가 제작의 정교함을 반드시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1960년대 코스모코르 계열에서는 장식적인 세부를 줄인 수트, 몸에 붙는 니트와 그 위에 겹치는 짧은 옷이 등장했다. 브루클린 미술관은 1964년 그룹을 강조하고 다른 기관은 후속 시즌의 같은 이름을 다루므로 하나의 연도로 전체 계열을 묶지 않는 것이 좋다.

성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복 규칙을 적용하기보다 비슷한 기본 형태를 나누어 쓰려는 관심도 보인다. 표준화한 옷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생산의 문제와, 아직 오지 않은 생활을 상상하는 형식의 문제가 만나는 지점이다. 실제 우주복의 기술적 성능을 제공한 옷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합성 소재와 성형된 표면

카르딘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합성 직물의 성형 실험은 봉제선 이외의 방식으로 입체 표면을 만드는 시도였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에서 소재는 새로운 색과 광택을 고르는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열과 압력으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평평한 천을 잘라 이어 붙이는 전통적인 과정과 다른 가능성이 생긴다.

합성 소재가 사용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상이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므로 작품별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속, 돌출된 표면의 드레스, 부드러운 니트는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다. 기하학적 실루엣을 읽을 때도 재단의 결과인지, 단단한 재료 자체의 성질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둥근 구멍과 돌출부는 빛을 받는 면과 그림자의 경계를 뚜렷하게 만들고, 몸보다 옷의 구조를 먼저 보게 한다. 미래를 표현하는 이미지가 어떤 산업 재료와 공정에 기대고 있는지 살펴보면 단순한 복고 취향 이상의 제작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름이 상품의 범위를 넓히다

그의 사업에서 라이선스는 다른 회사가 정해진 조건으로 이름과 디자인을 사용하도록 하는 계약 방식이었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는 옷의 역사이면서 디자이너의 이름이 유통되는 역사이기도 하다. 의류에서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넓어진 상품군은 같은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제조사와 시장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레타포르테가 완성된 옷의 공급 방식을 바꿨다면 라이선스는 브랜드가 직접 만들지 않는 물건에도 이름이 붙는 구조를 확장했다. 따라서 특정 상품에 로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직접 모든 세부를 설계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모델 마쓰모토 히로코와의 작업, 공방의 재단 인력, 해외의 생산·판매 파트너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이루었다.

대중적인 접근성과 상품 사이의 품질 차이는 동시에 검토할 수 있는 문제다. 광범위한 상업 활동을 이유로 초기 작품의 제작을 무시하거나, 유명한 실험을 이유로 모든 상품의 수준을 같게 평가하는 방식 모두 실제 기록을 단순화한다.

창립자의 작업과 계속되는 이름

가르뎅은 2020년 사망했다. 피에르 가르뎅 하우스 역사를 오늘 정리할 때 생전에 제작한 옷, 재발매된 모델, 후대의 디자인은 분리해야 한다. 카워시 드레스와 버블 드레스, 코스모코르, 성형 직물의 작업은 각각 움직임과 부피, 생활 방식과 공정을 질문했다.

프레타포르테와 라이선스의 확장은 그 질문이 누구에게 어떤 가격과 경로로 전달되는지 바꾸었다. 2019년 브루클린 미술관 회고전이 의복뿐 아니라 가구와 조명까지 다룬 것도 활동 범위의 넓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넓은 범위 자체가 모든 작업의 동일한 성취를 뜻하지는 않는다.

개별 물건의 재료와 연도, 제작 주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 그의 옷을 읽는 관점은 우주적인 장식을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몸과 떨어진 부피가 어디에서 지지되고, 반복되는 조각이 어떻게 움직이며, 그 형식을 어느 생산 체계가 실현했는지 살필 때 디자이너가 실제로 바꾼 부분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주요 연표

  • 1922 — 이탈리아에서 출생
  • 1950 — 독립 사업 설립
  • 1953 — 첫 여성 쿠튀르 컬렉션
  • 1954 — 버블 드레스
  • 1959 — 프랭탕 기성복 발표
  • 2020 — 사망

참고 자료

  1. ASU FIDM — The Legacy of Pierre Cardin
  2. Pierre Cardin — House history
  3. JFK Library — Pierre Cardin
  4. Brooklyn Museum — Future Fashion
  5. Visual Anthropology Review — Curator dialogue

함께 읽기

크리스티앙 디오르 · 앙드레 쿠레주 · Designers

#피에르가르뎅#버블드레스#코스모코르#프레타포르테#패션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