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가바나: 옷이 기억 속 장면이 되는 과정
그래픽 훈련에서 시칠리아의 이미지와 공연의 기억까지.
ÉPOPLI ·

검정 옷이 하나의 장면이 되기까지
1987~1988년 가을겨울 라 시칠리아 컬렉션은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를 옷과 사진 사이에서 시작하게 한다. 검정 옷을 입은 모델 마르페사가 페르디난도 시안나의 카메라 앞에 섰다. 의복의 선만 떼어 보면 절제된 형태지만, 인물과 장소가 함께 들어오면 시칠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된다. 패션 사진은 옷이 놓일 세계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작업이었다. 가바나는 직접 인터뷰에서 색채와 바로크적인 장식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했다. 동시에 이러한 초기 이미지는 그 관심이 언제나 많은 색을 쓰는 방식으로만 나타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검정의 대비와 얼굴, 배경을 조합하는 일도 시각적인 선택이다. 그의 경력에서 물어볼 질문은 한 벌의 옷이 어떻게 독자가 기억하는 장면으로 바뀌는가이다. 답은 무늬 하나에 있지 않고 옷과 인물, 촬영과 장소의 관계에 있다.
밀라노의 그래픽 공부와 첫 일자리
1962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는 시칠리아 출신 공동 창립자와 다른 환경에서 출발했다. 부모는 노동으로 생계를 꾸렸고, 그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직접 회고에 따르면 친구에게 의류 디자인 부서의 구인 소식을 듣고 연락했으며 도메니코 돌체가 면접을 봤다. 두 사람은 조르조 코레자리의 작업 환경에서 만났고 이후 공동 스튜디오를 거쳐 1985년 여성복을 발표했다. 그래픽 훈련은 옷의 색과 비례, 전체 이미지에 관심을 기울인 배경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한쪽은 그림만 그리고 다른 쪽은 바느질만 했다는 도식은 실제 대화를 지운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각을 논의하며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재단과 장식을 따로 생산한 뒤 붙이는 것이 아니라, 옷을 어떤 인물의 어떤 모습으로 보여 줄지 함께 조정하는 과정이었다.
벨벳의 무늬와 몸의 윤곽
스페인 의상박물관이 소장한 1994년 드레스는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에서 표면의 힘을 살피게 한다. 몸에 맞는 형태에 어깨를 드러내고 부드러운 벨벳에 동물무늬를 사용한 옷이다. 벨벳은 짧고 촘촘한 털이 표면을 덮는 직물로, 보는 방향에 따라 빛이 달라진다. 동물무늬는 이 촉감 위에서 평평한 그림보다 더 깊은 인상을 만든다. 박물관은 당시의 미니멀한 흐름과 다른 선택으로 이 작품을 설명한다. 장식을 줄이는 것이 세련됨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태도가 형태와 소재에 드러난다. 무늬가 강해도 몸의 선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깨의 노출과 가까이 붙는 윤곽이 패턴의 면적을 조절한다. 이 작품을 검정 옷의 초기 사진과 나란히 보면 색이 늘지 않아도 질감과 무늬의 변화만으로 이미지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성당의 모자이크가 드레스가 될 때
2013~2014년 가을겨울 테일러드 모자이크는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에서 종교 미술을 패션의 표면으로 옮긴 사례다. 몬레알레 대성당의 인물과 금빛 배경이 드레스의 프린트와 입체 장식으로 바뀌었다. 모자이크는 작은 조각을 이어 하나의 형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천에 인쇄된 이미지와 보석 같은 조각을 붙인 표면은 같은 원천을 다르게 번역한다. 그러나 작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의미까지 그대로 보존되는 것은 아니다. 웨이크포리스트대학교의 연구는 퀸 모자이크라는 상품명과 실제 도상의 인물이 맞지 않는 문제를 짚는다. 이 지적은 옷의 시각적 효과와 역사적인 정확성을 구분하게 한다. 금빛의 장엄함을 느끼는 일과 그림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아는 일은 다르다. 브랜드가 지역의 유산을 이미지로 만드는 능력은 여기서 잘 드러나지만, 그 능력은 원래의 맥락을 설명할 책임과 함께 보아야 한다.
장인의 수레와 얼굴을 만드는 손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는 드레스 외부의 협업에서도 구체화된다. 시칠리아 전통을 다룬 전시 공간에는 2017~2018년 가을겨울 팔레르모 고급 맞춤 작품과 실제 장식 수레가 함께 놓였다. 공식 소개는 수레의 나무 패널과 타일에 참여한 살바토레 사피엔차, 베빌라콰 형제, 잔프랑코 피오레를 명시한다. 수레의 무늬를 옷에 옮기는 디자인과 수레 자체를 만드는 기술은 관련되지만 같은 작업은 아니다. 이름을 함께 읽으면 지역 문화가 막연한 영감이라는 말 뒤로 사라지지 않는다. 패션 사진 속 얼굴 역시 협업의 결과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래스는 브랜드의 화장품 개발에 참여했다. 눈과 입술의 색은 옷의 장식과 경쟁하거나 연결되며 전체 인물상을 완성한다. 가바나의 시각적인 세계는 재료뿐 아니라 사람들의 서로 다른 전문성이 만나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과거의 무대를 다시 호출하기
2024년에 공개한 2025년 봄여름 쇼는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에서 음악과 의상의 관계를 다시 드러냈다. 마돈나가 객석에 앉았고, 금발 가발과 몸에 맞춘 재킷, 원뿔형 가슴 구조가 등장했다. 두 창립자는 1993년 걸리 쇼 투어 의상을 만든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쇼는 과거의 공연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인물의 시각적 특징을 새로운 컬렉션에 배치했다. 머리 모양처럼 의복이 아닌 요소도 관객의 연상을 이끌었다. 옷만 따로 보았을 때와 음악가가 객석에 있는 현장에서 보았을 때 읽히는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동물무늬 드레스나 모자이크 작품이 소재와 도상으로 기억된다면, 이 컬렉션은 대중문화의 기억을 통해 작동한다. 가바나의 작업을 한 가지 지역 전통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와 음악, 광고가 옷의 관객을 넓히는 통로가 됐다.
이미지의 영향과 현재의 역할
스테파노 가바나 돌체앤가바나 역사에는 이미지가 잘못 전달된 위기도 있다. 2018년 중국인을 묘사한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상하이 쇼가 연기된 뒤 두 창립자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강한 이미지가 언제나 긍정적인 기억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 표현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 일에는 그 문화를 보는 관객의 경험도 포함된다. 2026년 4월 회사 설명을 전한 보도는 가바나가 그해 1월부터 경영 감독 직책을 떠났지만 창작 활동은 유지한다고 확인했다. 최근 2027년 봄여름 남성복도 두 창립자의 공동 작업으로 소개됐다. 따라서 회장직과 디자이너 역할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패션 사진과 무대, 무늬를 통해 옷에 이야기를 부여한 그의 기여는 분명하지만 그 이야기는 늘 다른 사람에게 읽힌다. 작품의 형태와 그 이미지가 전달되는 방식을 함께 보는 것이 오늘 이 경력을 평가하는 출발점이다.
주요 연표
- 1962 — 밀라노 출생
- 1985 — 공동 여성복 컬렉션 데뷔
- 1987 — 라 시칠리아 컬렉션과 시안나의 사진
- 1994 — 동물무늬 벨벳 드레스
- 2013 — 테일러드 모자이크 컬렉션
- 2018 — 광고 논란과 공개 사과
- 2026 — 경영 감독 직책 사임, 창작 활동 유지
참고 자료
- GQ — Founders direct interview
- Museo del Traje — Dress, 1994
- Dolce&Gabbana — The Sicilian Cart
- Wake Forest — Queen Mosaic dress study
- Dolce&Gabbana — Sicilian Traditions exhibition room
- SCMP — Direct beauty interview
- Reuters — Governance and creative role, 2026
- TIME — Advertising apology, 2018
- la Repubblica — Gabbana at sixty
- AP — Spring/summer 2025 show
- Dolce&Gabbana — Spring/summer 2027 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