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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 우용 역사: 옷에 남은 시간과 손의 흔적

흙과 오래된 천이 옷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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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의 AI 인물 일러스트
마커의 AI 인물 일러스트. 실제 촬영 사진이 아닙니다.ÉPOPLI · 인물 확인 자료

새것의 반대편에서

마커 우용 역사는 깨끗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옷의 조건을 거꾸로 묻는다. 2007년 파리에서 공개한 더 어스의 옷에는 흙과 시간이 남긴 흔적이 있었다. 모델들이 밝은 받침대 위에 멈춰 서고 관객이 그 사이를 걸었다. 옷이 빠르게 지나가는 대신 보는 사람이 거리를 바꾸는 발표였다. 손으로 짠 천과 식물로 물들인 색, 일부 의상을 땅에 묻어 얻은 얼룩은 단정한 상품 사진의 기준과 어긋난다. 그러나 그 어긋남이 이 작업의 핵심이다. 얼룩과 갈라짐은 제거할 결함만이 아니라 무엇을 거쳐 왔는지 보여 주는 표면이 된다. 여기서 묻게 되는 것은 얼마나 새로워 보이는가가 아니라, 옷에 남은 시간과 만든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낡은 천의 재사용은 빈곤한 외관을 흉내 내는 장식과도 구별해야 한다. 이미 쓰임을 가졌던 재료를 다른 구조로 옮겨 놓는 제작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창춘에서 광저우와 주하이로

마커 우용 역사를 만든 디자이너는 1971년 중국 창춘에서 태어났다. 1992년 쑤저우 실크공학원 공예미술 과정을 마친 뒤 광저우로 향했고, 1994년 진용이라는 작업으로 국제 청년 형제배 의상 디자인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 경력은 처음부터 상업 패션 바깥에 있던 작가라는 인상과 다르다. 1996년 마오지훙과 함께 익셉션 드 믹스마인드를 설립해 기성복을 만들었다. 마커가 디자인을 이끌던 10년과 이후 마오지훙이 계속 운영한 브랜드의 역사는 이어져 있지만 같지는 않다. 2006년에는 주하이에 우용 스튜디오를 세우고 작업의 중심을 옮겼다. 2025년 인터뷰에서 그는 성장 속도와 브랜드의 방향을 두고 동료와 생각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매출을 늘리는 사업의 길과 손으로 만드는 시간을 확보하는 길 사이에서 어떤 조직을 선택할 것인가가 경력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시트 드레스와 방수포 코트

마커 우용 역사의 재료 선택은 V&A가 소개한 두 작품으로 구체화된다. 하나는 페인트가 묻은 오래된 시트를 드레스로 바꾼 작업이다. 페인트가 갈라진 자리 자체가 무늬를 만들기 때문에, 새 천에 비슷한 그림을 인쇄하는 것과는 표면의 의미가 다르다. 다른 하나는 오래된 방수포로 만든 부피 큰 코트다. 낡은 천의 재사용이 드레스에서는 작은 균열의 패턴으로, 코트에서는 몸을 크게 감싸는 외곽선으로 나타난다. 같은 소재 처리법을 반복한 것이 아니라 재료가 가진 크기와 성질에 따라 다른 옷의 형식을 찾은 것이다. 이 비교는 지속가능성을 색상이나 분위기로만 판단하지 않게 한다. 흙빛이라고 모두 같은 생산 방식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 작업에서는 이전 용도가 무엇이었고, 자르고 잇는 과정에서 무엇이 살아남았는지를 볼 수 있다. 재료의 이력과 완성된 형태를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보호하는 겉옷과 상처 난 표면

마커 우용 역사에서 대지의 어머니는 보호하는 옷과 상처 난 표면을 함께 보여 준다. 바비칸 전시 해설은 갈라지고 풍화된 드레스 바깥에 크게 펼쳐지는 코트를 입힌 구성으로 설명한다. 안쪽의 흔적을 매끈한 겉감으로 지워 버리는 대신 두 상태가 공존한다. 주변에는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를 나타내는 의상들이 놓였고, 리넨과 면, 울에 검은 플라스틱 요소도 함께 사용됐다. 자연 소재만 고르면 환경의 문제가 사라진다는 단순한 장면은 아니다. 농촌에서 본 폐기물의 존재까지 의상에 들어와 있다. 손바느질과 염색은 재료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는 생각과 연결되지만, 합성 폐기물은 그 순환을 방해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몸을 품는 큰 코트와 주변의 작은 옷들을 비교하면 가족이라는 단위가 전시의 공간을 어떻게 조직하는지도 보인다. 한 벌의 표면에서 시작한 질문이 사람과 환경의 관계로 넓어진다.

자장커의 카메라가 더하는 질문

마커 우용 역사를 영상으로 남긴 협업자는 영화감독 자장커다. 다큐멘터리 무용은 파리 발표만 따라가는 홍보 영상이 아니라 광저우, 파리, 펀양의 의류 생산과 생활을 함께 다룬다. 공장에서 만드는 옷과 디자이너의 작품, 지역의 일하는 사람들을 같은 산업의 다른 장면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마커의 손바느질이 익명 노동의 반대말로 쉽게 정리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자인 의도가 아무리 분명해도 실제 옷은 누군가의 지속적인 작업으로 완성된다. 우용의 제작자들은 전통 기술을 실연하는 배경 인물이 아니라 결과물을 만드는 주체다. 자장커의 영화가 남기는 긴장은 수공예를 찬양하는 말과 산업 전체의 노동 현실 사이에 있다. 작품을 읽는 독자는 아름다운 얼룩만 볼 수도 있지만, 영화와 함께 보면 그 옷이 만들어지는 조건까지 질문하게 된다. 컬렉션의 발표 방식과 기록 방식이 서로 다른 관점을 제공한 사례다.

옷에서 생활공간으로

마커 우용 역사는 패션쇼를 넘어 생활공간으로 이어졌다. 2008년 V&A의 패션 인 모션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같은 해 파리 쿠튀르 발표에도 참여했다. 2014년 베이징에 만든 우용 생활공간은 옷과 생활 도구를 함께 생각하는 활동의 거점이 됐다. HKDI의 2015년 기록은 이 공간에서 의상뿐 아니라 가구를 다루는 방식을 소개한다. 브랜드의 상품군을 늘렸다는 설명보다, 사람이 몸을 두고 살아가는 여러 물건을 한 관점에서 보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매일 만지는 물건과 특별한 전시 의상이 멀리 떨어진 것으로 남지 않는 것이다. 이때 수공예의 의미도 희귀한 기술을 보여 주는 데 한정되지 않는다. 어떤 물건을 오래 곁에 두고, 어떤 사용 흔적을 받아들이는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우용이라는 이름이 쓸모없음을 뜻한다는 점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효율만으로 판단하면 뒤처져 보이는 시간과 기술이 다른 삶의 쓰임을 가질 수 있다는 질문을 남긴다.

오래된 작품이 던지는 현재의 질문

마커 우용 역사의 최근 맥락은 새 시즌의 유행보다 기존 작품이 다시 놓이는 전시에서 확인된다. 2025년 HKDI 갤러리 전시와 인터뷰에서 대지의 어머니가 소개됐고, 런던 바비칸의 더티 룩스는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더 어스의 의상들을 전시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이 전시는 이미 종료됐다. 흙과 손의 흔적을 다뤘던 옷이 거의 20년 뒤 소비와 폐기라는 주제 안에서 다시 읽힌 셈이다. 독자가 이 작업을 볼 때는 단순한 색의 절제보다 표면의 차이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좋다. 페인트의 균열과 방수포의 부피, 안팎으로 겹친 대지의 어머니는 서로 다른 물질의 이야기를 한다. 새 옷을 끝없이 교체하는 주기 바깥에서 같은 작품이 질문을 계속 던질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작품의 오래됨이 설명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의 생산과 사용 방식을 비춰 보는 조건이 된다.

주요 연표

  • 1971 — 창춘 출생
  • 1992 — 쑤저우 실크공학원 졸업
  • 1996 — 익셉션 공동 설립
  • 2006 — 우용 설립
  • 2007 — 더 어스 파리 발표
  • 2008 — V&A와 파리 쿠튀르 발표
  • 2014 — 베이징 생활공간 개설
  • 2025–2026 — 더티 룩스 전시

참고 자료

  1. The Culturist: Ma Ke interview 2025
  2. Jiemian interview 2018
  3. M+ Ma Ke biography and conversation
  4. V&A Fashion in Motion
  5. Barbican exhibition labels (PDF)
  6. HKDI Sign issue 11 (PDF)
  7. Barbican Dirty L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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