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라 비아조티: 부드러움과 옷의 공간
니트와 밤볼라, 소재의 표면으로 읽는 로마의 디자이너.
ÉPOPLI ·

몸과 옷 사이에 남겨 둔 여유
1977년의 아비토 밤볼라는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를 몸과 옷 사이의 거리에서 읽게 한다. 이름은 인형 드레스를 뜻하지만, 브랜드가 설명하는 핵심은 몸을 꽉 조이지 않는 공간이다. 이 형태는 한 계절에 끝나지 않고 이후 컬렉션에서 다른 재료와 장식으로 돌아왔다. 폭을 넓히는 것만으로 편안한 옷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천의 무게와 떨어지는 방향, 팔을 움직일 때의 여유가 함께 맞아야 한다. 그의 옷을 이해하는 질문은 부드러운 소재를 어떻게 일상적인 움직임과 기억되는 형태로 연결했는가이다. 화려한 장식이나 강하게 조인 허리와 다른 방식으로도 옷은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몸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는 부분이 오히려 옷의 외곽을 만들고, 걷는 사람에 따라 그 외곽은 조금씩 달라진다. 밤볼라가 이후에도 다시 사용된 이유를 살필 때는 이 구조적인 여유를 먼저 볼 만하다.
어머니의 작업실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1943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재봉점을 운영하던 어머니 델리아 솔다이니 비아조티의 일을 가까이에서 접했다.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의 첫 배움은 가족의 작업장과 연결된다. 1965년 7월 30일, 남편 잔니 치냐와 설립한 회사는 이탈리아 패션을 해외로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했고, 1972년 피렌체에서 자신의 이름을 단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1974년에는 밀라노 일정에 참여했다. 회사의 시작과 디자이너 이름을 건 컬렉션의 시작을 구분하면 초기 경력이 더 선명해진다. 제작 능력만큼 유통과 고객을 만나는 경로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1980년부터 마르코 시모네의 건물은 생활과 회사의 중심이 되었다. 복원한 장소를 작업의 거점으로 삼는 선택은 이후 로마의 문화유산을 지원하는 활동과도 이어졌다. 패션은 매 시즌 새 옷을 만드는 일이면서, 제작을 지속할 조직과 장소를 마련하는 일이기도 했다.
캐시미어가 만드는 다른 형태
캐시미어는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에서 단순한 고급 소재의 이름이 아니다. 부드러운 실을 어떤 굵기와 조직으로 짜는가에 따라 옷의 무게와 비침, 부피가 달라진다. 니트는 직조한 천을 자르는 방식과 달리 실의 고리를 연결해 면을 만드는 옷이다. 몸의 움직임을 따라 늘어나는 성질을 활용하면서도, 필요한 모양을 유지하도록 조직을 선택해야 한다. 흰색을 반복해서 사용한 작업에서는 이런 차이가 특히 잘 드러난다. 같은 색의 면에서도 촘촘한 부분은 빛을 막고 성긴 부분은 아래층을 보여 준다. 색으로 큰 대비를 주지 않아도 표면과 그림자가 구분된다. 캐시미어의 여왕이라는 호칭보다 중요한 것은 이 소재를 익숙한 스웨터의 범위에서 더 넓은 의복의 형태로 읽게 했다는 점이다. 가격이나 촉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디자인의 선택이 조직과 비례에 들어 있다.
2016년, 같은 흰색의 다른 표면
2016년 봄여름은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에서 기존 형태를 재료로 다시 해석한 사례다. 밤볼라를 밝은 흰색의 꽃 레이스로 만들고, 아래에서 넓어지는 단으로 부피를 더했다. 다른 버전에서는 부푼 소매와 여러 기하학적 무늬의 상갈로 자수를 결합했다. 상갈로는 구멍과 자수가 함께 만드는 장식 방식이다. 같은 흰색 안에서도 구멍과 실, 바탕의 면적에 따라 빛의 양이 달라진다. 또 다른 의상에는 난초에서 출발한 프린트가 등장했고, 가벼운 편직은 긴 조끼와 드레스, 카프탄으로 이어졌다. 예전의 대표 형태를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표면과 길이를 바꾸어 다른 생활 장면에 놓은 것이다. 특히 얇은 옷에서 장식은 무조건 많이 붙이는 것보다 어느 부분을 비우는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몸을 둘러싼 공간이라는 초기의 질문은 이 컬렉션에서 빛이 통과하는 공간의 문제로 확장된다.
2017년의 꼬임과 풀림
2017~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의 후기 작업을 보여 준다. 꼬인 케이블 무늬가 캐시미어에서는 입체적인 조직으로, 벨벳에서는 눈속임 프린트로, 레이스에서는 자수와 결합된 표면으로 등장했다. 케이블은 밧줄처럼 실의 흐름이 서로 교차하는 무늬다. 실제로 솟아오른 부분과 그림으로 깊이를 흉내 낸 부분을 비교하면, 같은 형상이 전혀 다른 제작 방식으로 옮겨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흰색뿐 아니라 강한 빨강이 사용되었고 부드러운 드레이프가 무게 있는 소재와 만났다. 드레이프는 천이 접히고 늘어지는 모습이다. 서로 다른 재료를 한 가지 무늬로 연결하면 컬렉션은 통일성을 얻지만, 각 옷의 촉감과 움직임은 달라진다. 이는 대표 소재를 고정된 공식으로 반복하기보다, 익숙한 시각 언어를 다른 표면에서 시험하는 작업이었다.
그림, 모델과 도시의 협업
1975년 시작한 르네 그뤼오와의 협업은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가 옷과 이미지 사이에서 만들어졌음을 보여 준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실제 직물의 무게를 옮길 수 없지만, 선과 색을 선택해 브랜드의 인상을 전달한다. 공식 사진 아카이브에는 신디 크로퍼드, 나오미 캠벨, 헬레나 크리스텐슨 등 모델이 입은 시즌별 옷도 남아 있다. 옷이 다양한 몸과 사진의 구도 안에서 어떻게 보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1988년 베이징의 쇼는 이탈리아 밖의 관객과 만나는 경력의 중요한 장면이었다. 1999년부터는 밀라노 피콜로테아트로와의 관계가 패션쇼의 무대를 제공했다. 미술 수집과 복원 지원도 함께 이어졌다. 다만 미술품을 소장하거나 도시의 분수를 복원한 일을 모두 의상의 직접적인 영감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문화 활동과 디자인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각각의 구체적인 역할을 갖는다.
창립자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름
2017년 사망은 라우라 비아조티 역사에서 개인의 경력과 이어지는 회사의 작업을 나누는 기준이다. 이미 어머니와 함께 일하던 딸 라비니아 비아조티 치냐가 그해 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이후의 쇼를 창립자 본인이 만든 새 컬렉션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2025~2026년 가을겨울에는 캐시미어를 주제로 한 컬렉션을 라비니아가 발표했고, 2026년 10월 확인 시 공식 사이트는 2027년 봄여름 쇼를 소개하고 있다. 과거의 밤볼라와 흰색, 니트의 언어는 이 계승을 이해하는 참고점이 된다. 하지만 오늘의 상품을 과거와 같다고 판단하기보다 어떤 비례와 조직이 남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편이 더 유용하다. 창립자가 남긴 것은 한 가지 색이나 섬유만이 아니라, 편안함과 표현력을 함께 설계하려는 반복적인 질문이었다. 그 질문은 몸과 옷 사이에 생기는 안쪽 여유와 바깥으로 보이는 형태를 동시에 보게 한다.
주요 연표
- 1943 — 로마 출생
- 1965 — 회사 설립
- 1972 — 자신의 이름으로 첫 컬렉션
- 1977 — 밤볼라 드레스
- 1988 — 베이징 패션쇼
- 1999 — 피콜로테아트로 협업
- 2017 — 사망, 라비니아의 경영 계승
참고 자료
- Laura Biagiotti — Sixty-year company timeline
- Treccani — Laura Biagiotti
- Laura Biagiotti — Official biography
- IMORE — Spring/summer 2016, runway report
- The Way Magazine — Autumn/winter 2017–2018 report
- Donna Moderna — Autumn/winter 2017–2018 report
- Laura Biagiotti — Fashion Diary archive
- Laura Biagiotti — Current collection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