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사브: 장식과 몸의 윤곽 사이
장식과 몸의 윤곽 사이
ÉPOPLI ·

한 장의 사진 안에 있는 두 표면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할리 베리가 입은 의상은 엘리 사브 역사에 중요한 공개 장면으로 남았다. 위쪽은 피부가 비치는 천과 식물 형태의 장식으로 이루어지고 아래쪽은 짙은 색의 긴 치마로 이어진다. 두 부분은 투명도와 무게감이 다르다. 여기서 핵심은 얼마나 많은 장식을 붙였는가보다, 가벼워 보이는 면과 몸을 감싸는 면이 어떻게 하나의 윤곽을 구성했는가이다.
위쪽의 비치는 바탕은 장식 사이로 몸의 선을 드러내고, 아래쪽의 긴 천은 그 선을 넓은 면으로 바꾼다. 식물 형태의 배열이 상체를 가로지르면서 치마와 만나는 지점에 시선을 모은다. 뒤로 이어지는 길이는 걷는 순간 몸과 다른 속도로 움직여 정면의 밀착된 윤곽과 대비된다. 레드카펫의 한 벌은 정면뿐 아니라 옆과 뒤에서도 읽혀야 한다. 이 의상은 표면의 투명도와 천의 흐름을 달리해 여러 각도에서 같은 인물을 다르게 보이게 했다.
베이루트의 작은 공방
엘리 사브 역사의 출발은 1964년 레바논에서의 출생과 어린 시절의 바느질이다. 누메로는 출생지를 다무르로 기록하며 아홉 살 무렵 자매들을 위한 옷을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1982년 열여덟 살에 베이루트에서 자신의 공방을 열었다. 초기 주문은 결혼식과 갈라, 저녁 행사에 참석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모였다. 몸에 맞는 형태와 특별한 날의 장식을 결합하는 일이 하우스의 기반이 되었다.
고객의 치수에 맞추는 작업은 디자인을 종이에 그리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천을 자르고 가봉한 뒤 몸 위에서 길이와 여유를 조정해야 한다. 가벼운 망사에 장식을 올릴 때는 보이는 무늬뿐 아니라 그 무게를 지탱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전쟁 중의 베이루트에서 시작한 사업은 이러한 주문과 제작의 관계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이후 국제적인 무대에 등장하는 의상에도 개별 고객을 위한 피팅과 공방의 기술이 계속 연결되었다.
유럽의 일정과 지역의 기반
엘리 사브 역사의 국제적 확대는 베이루트의 기반과 유럽의 발표 무대가 연결되는 과정이다. 로마에서의 발표를 거쳐 2000년 무렵부터 파리에서 작업을 선보였으며, 이후 프랑스 밖에서 활동하는 하우스를 위한 쿠튀르 제도 안에서 자리를 넓혔다. 자료마다 초대 발표와 회원 인정의 시점을 다르게 요약하므로 그 사건들을 하나의 최초라는 주장으로 묶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쿠튀르는 개별 고객을 위한 고도의 제작과 피팅을 포함하는 의복 체계다. 단지 반짝이거나 값비싼 옷을 가리키는 말로 쓰면 제도와 기술의 차이가 사라진다. 파리에서 발표한다고 해서 베이루트의 작업과 장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조직을 볼 때 국제화는 출신지를 떠나는 한 방향의 이동보다 복합적인 과정이 된다. 완성된 모습 뒤에는 디자인 결정과 제작, 고객의 주문을 조정하는 지속적인 일이 있다.
2023년: 장식이 윤곽을 따라가는 방법
2023년 봄여름 작품은 엘리 사브 역사에서 표면의 밀도와 형태를 비교할 수 있는 사례다. 몸에 가까이 붙다가 아래에서 퍼지는 머메이드형 의상과 넓은 케이프가 함께 등장했다. 전자는 신체의 선을 따라 장식을 연결하고, 후자는 몸 바깥으로 펼쳐지는 면을 확보한다. 같은 반짝이는 재료를 사용해도 빛이 이동하는 범위는 달라진다. 자수는 이때 천 위의 그림이면서 의상의 방향을 강조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당시 컬렉션에는 장식적인 남성 의상도 포함되었다. 이를 여성복의 부속처럼 취급하기보다 성별에 따라 나뉘어 있던 화려한 정장의 관습과 함께 볼 수 있다. 다만 특정 문화의 이미지가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역 의복을 정확히 재현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장식이 어디에 집중되고 여백이 어디에 남는지, 몸을 드러내는 부분과 천이 외곽을 만드는 부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피는 것이 실제 작품에 가까운 읽기다.
1971년의 여름밤을 상상하다
2026년 봄여름 쿠튀르는 1971년의 황금빛 여름밤을 주제로 삼았다. 엘리 사브 역사에서 이 시즌의 41번 룩은 셔츠와 넓은 치마를 연결하는 방식이 구체적이다. 드레스처럼 연결되어 보이는 치마에는 입체적인 오간자 층과 결정처럼 빛나는 깃털 형태의 표면이 놓였고, 위에는 매듭 공예를 연상시키는 비즈 장식의 튈 셔츠가 결합되었다. 실제 매듭으로 만든 천과 비슷한 외관을 가진 장식은 다르지만, 여기서는 그물처럼 틈을 만드는 시각적 효과가 중요하다.
얇고 형태를 유지하는 오간자는 여러 겹을 쌓아도 빛이 통과할 여지를 남긴다. 치마의 부피와 상체의 망사 조직은 모두 빈 공간을 활용하지만 서로 다른 크기로 작동한다. 멀리서는 넓게 퍼진 아래쪽 윤곽이 먼저 보이고 가까이에서는 셔츠의 작은 반복이 드러난다. 2002년의 위아래 대비가 투명한 상체와 짙은 치마의 만남이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두 표면 모두를 입체적으로 조직하며 다른 종류의 가벼움을 만든다.
협업의 발표와 아직 오지 않은 출시
2026년 10월 11일 기준으로 엘리 사브 역사에는 에이치앤엠과의 협업 발표가 새로 포함된다. 공식 발표는 그를 회장 겸 최고창작책임자로 소개하며 제품 출시일을 10월 22일로 예고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미 판매가 시작되었다거나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적지 않는다. 9월의 파리 행사에서 공개한 머메이드형 웨딩 의상은 어깨를 드러낸 윗부분과 긴 뒤자락, 베일을 갖췄다.
자수로 장식한 베일과 대중적인 소매망의 만남은 제작 이미지가 다른 가격과 유통 체계로 이동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발표된 품목에는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과 액세서리도 포함된다. 기존의 맞춤 제작 방식과 협업 제품의 조건을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안소피 요한손을 비롯한 파트너 측의 디자인 조직도 참여했으므로 창립자 혼자 만든 결과로 설명하지 않는다. 미래의 판매 실적 대신 현재 확인된 발표와 공개된 형태를 기록하는 것이 이 시점의 역할이다.
이름과 제작 조직을 함께 읽기
엘리 사브 역사에서 반복되는 것은 장식의 양만이 아니라 몸에 가까운 선과 바깥으로 흐르는 면의 조정이다. 유명인의 시상식 의상, 넓은 케이프, 최근의 협업 발표를 비교하면 같은 이름 아래에서도 관객과 유통의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 보인다. 드레스가 사진에서 남긴 인상과 고객의 몸에 맞도록 만드는 과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작업은 아니다.
오늘날 작품을 볼 때는 먼저 전체 윤곽을 확인하고 장식이 집중되는 부분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이어서 얇은 면과 불투명한 면의 차이, 천이 몸에서 떨어지는 지점을 살피면 화려함을 구체적인 선택으로 바꿔 읽게 된다. 사업의 확장은 향수나 실내 관련 상품 등으로도 이어졌지만 모든 제품을 창립자가 직접 제작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디자인 책임과 각 분야의 전문 노동을 함께 기록할 때, 한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지속적인 하우스의 활동으로 발전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주요 연표
- 1982 — 베이루트에서 하우스 설립
- 2002 — 할리 베리의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
- 2023 — 봄여름 컬렉션 발표
- 2026 — 에이치앤엠 협업 발표, 10월22일 출시 예정
참고 자료
- Numéro — Elie Saab biography
- Vanity Fair — Saab Story
- Elie Saab — About the house
- FashionNetwork — Direct interview
- Vogue — Spring2023 couture
- AP — Spring2023 show report
- Elie Saab — Spring2026 couture
- H&M — Collaboration announcement
- H&M — September2026 presentation
- Elie Saab: Spring 2026 Look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