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라 베르사체: 옷을 공동의 기억으로 만드는 무대
옷을 공동의 기억으로 만드는 무대
ÉPOPLI ·

다시 등장한 초록색 옷
2019년 9월, 제니퍼 로페즈는 베르사체의 2020 봄여름 무대 마지막에 등장했다.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입었던 초록색 정글 드레스가 새로운 형태로 돌아온 장면이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는 이처럼 이미 알려진 이미지를 지금의 사건으로 바꾸는 능력에서 출발해 읽을 수 있다. 같은 옷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관객이 알아볼 만한 색과 무늬를 남겨 두고 다른 시간의 몸과 연결했다.
깊게 열린 앞부분과 잎사귀 무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이끈다. 중앙의 열린 공간은 몸의 세로선을 강조하고, 표면을 가득 채운 프린트는 그 윤곽을 끊임없이 분산시킨다. 여기서 옷의 효과는 노출의 양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가 입는지, 어디에서 걷는지, 이전 모습을 기억하는 관객이 있는지가 함께 작동한다. 패션쇼의 마지막 한 장면이 옷 자체와 비슷한 비중으로 남게 되는 이유다.
광고와 베르수스에서 배운 일
1955년 이탈리아 레조칼라브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피렌체에서 언어를 공부하며 오빠 지아니의 일을 도왔다. 초기 경력은 광고와 이미지 제작, 젊은 고객을 위한 베르수스 활동을 함께 보아야 한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를 처음부터 한 사람의 독립 브랜드 설립담으로 쓰면 이 공동 작업이 사라진다. 산토가 사업 운영에 참여하고 지아니가 디자인을 이끌던 조직 안에서 도나텔라는 옷이 대중에게 도달하는 방식을 다루었다.
에이즈 연구 재단 amfAR의 약력은 리처드 애버던, 어빙 펜, 헬무트 뉴턴 등의 광고 작업을 감독한 경험을 기록한다. 사진가는 조명과 시선, 모델의 자세를 통해 같은 의상에 서로 다른 성격을 줄 수 있다. 광고를 조율한다는 것은 이 차이를 선택하는 일이다. 베르수스 책임 시점은 자료에 따라 1993년과 1994년으로 달라, 여기서는 1990년대의 역할로 한정한다. 학업과 현장 경험을 특정한 심리나 취향의 원인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1997년 이후, 이어받는다는 것
지아니가 1997년 사망한 뒤 창작을 이끄는 책임이 동생에게 넘어왔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은 이름을 이어받으면서도 그 이름 아래 새로운 옷을 만들어야 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문양과 소재를 모두 버릴 수도, 이전 작업을 끝없이 반복할 수도 없었다. 관객에게는 익숙함이 필요했지만 현재의 착용자에게 맞는 선택도 필요했다.
이 긴장은 옷을 살필 때 유용한 기준이 된다. 신체를 드러내는 절개가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작업은 아니다. 여밈이 어디에 놓이는지, 프린트가 봉제선을 넘어 이어지는지, 반짝이는 표면이 움직일 때 얼마나 부드럽게 따라오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정글 드레스 역시 이러한 세부와 유명한 착용자의 이미지가 함께 기억된 사례다. 옷의 제작은 재단과 봉제, 피팅을 맡은 팀을 필요로 하고, 공개적인 결과는 모델과 사진가의 노동을 더한다. 디자이너의 이름은 그 관계를 조직하는 책임을 가리키지만 모든 손의 작업을 대신하지 않는다.
2018 봄여름: 기록을 현재로 가져오다
2017년에 선보인 2018 봄여름 컬렉션은 지아니 사망 20주기를 맞아 그의 1990년대 문양을 다시 꺼냈다. 바로크 장식과 바다의 모티프를 새로운 의상에 배치한 작업은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에서 아카이브를 다루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원래 무늬의 저자와 재해석한 컬렉션의 책임자를 구분해야 두 사람의 기여가 모두 보인다.
이 장면을 읽는 데에는 두 종류의 시간이 있다. 반복되는 무늬는 이전 시대를 가리키지만, 새롭게 선택한 의상의 비례와 모델의 조합은 지금의 관객에게 말을 건다. 보관된 옷을 유리장 안에 놓는 전시와 달리, 살아 있는 몸이 걷는 순간에는 길이와 무게, 간격이 계속 바뀐다. 따라서 패션쇼는 복제된 과거라기보다 과거를 현재와 마주 앉히는 형식에 가깝다. 유명한 피날레만 보고 끝내기보다 앞선 의상들이 어떤 순서로 이어지는지 보면, 한 벌의 인상이 전체 컬렉션 안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도 읽을 수 있다.
바다 아래의 컬렉션
2021 봄여름의 베르사체폴리스는 바닷속 도시라는 설정으로 발표되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를 이미지의 반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런 발표 형식의 변화에 있다. 팬데믹 시기의 컬렉션에서 밝은 색과 해양의 상상력은 물리적 이동이 제한된 관객에게 다른 공간을 제안했다. 공식 설명이 제시하는 낙관은 브랜드가 말하는 의도이며, 모든 관객이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증거는 아니다.
이 작업에서는 배경과 의상의 관계를 따로 볼 필요가 있다. 영상의 폐허 같은 공간은 피부와 천의 선명한 색을 더 강하게 드러내고, 몸에 가까운 부분과 바깥으로 퍼지는 부분은 화면 안에서 서로 다른 리듬을 만든다. 장소를 제거한 제품 사진에서는 색과 절개가 우선 보이지만,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출입하는 순서와 음악도 함께 작용한다. 의상이 하나의 환상적인 세계에 속하도록 만드는 연출은 판매할 물건의 형태를 넘어선다. 동시에 그 세계를 만들어 낸 세트와 촬영, 현장 운영의 기여를 디자인과 구별해 인정해야 한다.
펜다체에서 바뀐 관점
2021년 공개한 펜다체에서는 도나텔라와 펜디의 킴 존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서로의 하우스를 해석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가 다른 조직의 어휘와 직접 만난 사례다. 상대의 아카이브를 볼 수 있었지만 각각의 디자인 작업은 독립적으로 진행했다는 인터뷰가 중요하다. 두 회사가 단순히 로고를 같은 면에 붙였다고 설명하면 실제 제작 방식의 차이가 빠진다.
한 하우스를 알아보게 하는 표시는 재료일 수도 있고 문양이나 부속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그것을 옮겨 놓으면 무엇이 유지되어야 같은 브랜드로 읽히는지 시험하게 된다. 이 교환은 개인의 우정을 다룬 행사인 동시에 시각적 정체성의 범위를 드러내는 작업이었다. 모델이 걷는 방식과 의상들을 나란히 놓는 순서까지 포함해, 협업을 무조건 혼합으로 이해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공통된 발표 안에서도 각자의 선택과 책임은 남아 있었다. 독자는 두 결과를 비교하면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창작 총괄 이후의 역할
2025년 4월 1일부터 그는 수석 브랜드 앰배서더로 역할을 바꾸었다. 2026년 10월 확인한 공식 발표에 따르면 자선 활동과 브랜드의 세계적인 지지를 담당하는 자리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역사를 정리할 때 과거의 창작 총괄 직함을 현재까지 이어 쓰면 안 된다. 이 변화가 이전 컬렉션의 저자를 바꾸지는 않지만, 이후에 발표되는 작업을 모두 그에게 돌릴 근거도 되지 않는다.
그의 기여를 읽는 핵심은 옷을 입는 사람과 옷을 보는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힌 데 있다. 프린트나 절개의 형태가 먼저 있고 대중문화가 나중에 덧붙는 단순한 순서가 아니라, 제작과 공개 장면이 서로를 조정했다. 익숙한 이미지가 돌아올 때 관객은 자신의 기억까지 함께 꺼낸다. 다만 유명인의 등장만으로 옷의 가치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소재가 움직이는 방식과 몸을 지지하는 구조를 다시 관찰해야, 널리 알려진 사진 뒤에서 계속 이루어진 디자인의 선택이 보인다.
주요 연표
- 1955 — 레조칼라브리아 출생
- 1990s — 베르수스 디자인 책임
- 1997 — 지아니 사망 후 예술감독 역할 계승
- 2017 — 2018 봄여름 추모 컬렉션 발표
- 2019 — 2020 봄여름 무대에 제니퍼 로페즈 등장
- 2025 — 수석 브랜드 앰배서더로 전환
참고 자료
- Versace — Spring Summer 2020 official film
- Treccani — Donatella Versace
- amfAR — Donatella Versace biography
- Capri — Donatella Versace role transition, 2025
- Vogue — Spring 2018 retrospective
- Versace — Spring Summer 2021
- Vogue — Fendace designer interview
- Commons — image and reuse cond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