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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미: 격식과 가벼움 사이의 남성복

솔리드옴므에서 파리로, 익숙한 남성복의 무게와 비례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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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미의 AI 인물 일러스트
우영미의 AI 인물 일러스트. 실제 촬영 사진이 아닙니다.ÉPOPLI · 인물 확인 자료

한여름의 연미복

한여름의 연미복은 모순처럼 보인다. 뒤로 긴 자락이 내려오는 예복을 서울의 습한 더위 속에서 입을 수 있을까?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실크와 비스코스를 섞은 가벼운 원단으로 이 질문에 답했다. 우영미 역사는 남성복의 격식을 없애기보다 그 무게와 비례를 바꾸어 온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모양은 예복을 기억하지만 몸을 감싸는 방식은 훨씬 가벼워진다. 테일러링은 몸에 맞추어 천을 재단하고 구조를 세우는 기술이며, 여기서는 단단함과 같은 뜻이 아니다. 이러한 여름 테일러링은 드레스 코드가 요구하는 자세와 실제 기후가 요구하는 편안함 사이의 협상이다. 정장을 단순히 반소매로 줄이는 대신 예복의 상징을 유지한 채 소재의 성질을 바꾸는 선택이 중요하다. 우영미의 옷에서 보이는 낯익음과 낯섦은 이처럼 이미 아는 옷의 조건 하나를 바꾸는 데서 생긴다.

여성복 회사에서 남성복으로

우영미 역사의 출발점에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술과 옷에 관심이 많은 가족 속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 건축가 아버지와 미술을 가르친 어머니에 대한 회고에서 그는 집안의 남다른 옷차림을 기억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의상 분야를 공부했고 첫 직장은 반도패션이었다. 중년 여성복을 디자인하는 업무가 자신의 관심과 맞지 않았다는 직접 인터뷰는, 이후 남성복을 선택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처음부터 현재의 남성복 브랜드가 준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업 안에서 정해진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일과 자신이 원하는 남성상을 옷으로 제안하는 일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1988년 시작한 솔리드옴므는 그 차이를 독립적인 사업으로 옮긴 결과다. 초기 사업을 함께한 동생 우장희의 역할도 중요하다. 가족이라는 관계만이 아니라 브랜드를 지속시키는 동료이자 협력자로 보아야 한다.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실험은 국내 고객을 만나며 구체적인 옷의 언어로 자랐다.

파리라는 두 번째 출발

2002년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시작한 일은 우영미 역사의 두 번째 출발이었다. 솔리드옴므의 국내 성과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새로운 시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는 결정이었다. 모노클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수십 년을 서울에서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파리의 발표는 판매용 상품을 넘어서 디자인의 관점을 보여주는 장치가 되었다. 그 결과를 읽을 때 솔리드옴므와 우영미를 하나의 상표처럼 합치면 차이가 사라진다. 두 브랜드는 같은 회사에 속하지만 서로 다른 옷과 고객 접점을 발전시켰다. 파리 컬렉션은 단순한 지명이나 성공의 훈장이 아니라 매 시즌 바이어와 관객 앞에서 비례와 소재의 선택을 설명해야 하는 반복적인 작업이었다. 이 반복이 서울에서 만든 옷이 다른 도시의 일상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만들었다. 국내 기반과 해외 무대가 서로를 지탱하는 구조다.

짧아진 재킷과 남겨진 옷

2013년 봄·여름의 짧은 더블브레스티드 재킷과 민소매 수트 재킷은 우영미 역사에서 익숙한 정장의 부위를 조정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꽃무늬가 코트와 바지까지 이어졌지만, 핵심은 무늬만이 아니라 길이와 소매의 변화였다. 가슴 앞이 겹쳐지는 재킷의 격식은 남기면서 몸통을 짧게 만들면 하의와의 비례가 달라진다. 민소매 재킷은 정장의 앞판을 유지하면서 팔 주변의 단단한 경계를 덜어낸다. 당시 작업은 우영미와 우장희의 공동 작업으로 소개되었다. 같은 시기 아카이브를 상자에 보관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케이티 정이 아트 디렉션, 대니얼 존이 연출을 맡았다. 보관이라는 행위를 이미지로 만든 것은 이전 옷이 폐기되는 유행품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보여준다. 2014년 케이티 정이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뒤의 작업은 또 다른 세대의 시각을 포함했다. 후대의 협업을 초기 창립자의 단독 작업으로 소급하지 않는 것이 이 옷들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주의 두 얼굴

2024년 봄·여름은 제주를 해녀의 일터이자 젊은 방문객의 휴양지로 바라보았다. 우영미 역사에서 한국 문화의 소재가 옷의 구조와 직접 만나는 사례다. 몸에 붙는 스쿠버 조끼와 느슨한 여름 재킷이 대비되고, 비대칭으로 묶인 상의는 보자기에서 출발한 감각을 수영복에 가까운 형태로 바꾸었다. 스쿠버 소재는 잠수복을 연상시키는 탄력과 밀도를 가진 원단을 뜻하며, 여기서 실제 작업용 잠수복과 패션 의상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해녀의 작업복은 컬렉션의 참고점이지 공연을 위한 의상이 아니다. 이 차이를 유지하면서 몸을 조이는 부분과 풀어주는 부분을 비교하면 노동과 휴식이라는 제주 이미지의 대비가 읽힌다. 해녀의 작업복에서 발견한 기능적 감각과 휴양객의 가벼움은 한 벌에 완전히 합쳐지기보다 여러 착장을 오가며 긴장을 만든다. 지역의 상징을 로고처럼 붙이는 방식과 다른 접근이다.

이미지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우영미 역사는 옷을 보이게 하는 협업의 역사도 포함한다. 2011년 가을·겨울 영상에서는 케이티 정, 세트 디자이너 게리 카드, 영상 제작팀 비디오폴리스, 스타일리스트 로비 스펜서가 함께 작업했다. 모델 알렉산더 벡의 흐릿하게 겹치는 모습은 정지된 상품 사진과 다른 리듬을 만들었다. 옷의 제작과 그 옷이 전달되는 이미지는 구분되지만 서로 영향을 준다. 2026년 봄·여름으로 돌아오면 여름 테일러링의 가벼움은 예복뿐 아니라 수영복에서 가져온 줄무늬 상의와 짧은 하의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해변의 복장을 도시에 그대로 옮기기보다 예복과 운동복의 어휘를 같은 옷장에 놓는 방식이다. 남성과 여성의 옷이 공유하는 형태를 넓히는 현재의 브랜드에 이러한 경계 이동은 중요하다. 2025년에 문을 연 이태원 매장도 건축 사무소 스토커 리 아르키테티가 설계한 공간에서 남녀 의상과 카페를 함께 소개한다. 옷을 둘러싼 공간 역시 협업을 통해 완성된다.

민화와 흥을 입는 현재

2026년에 발표된 2027년 봄·여름의 주제는 흥이었다. 우영미 역사의 현재를 보여주는 이 컬렉션은 민화 문양의 학, 십장생에서 가져온 그래픽, 햇빛에 바랜 듯한 표면을 연결한다. 민화 문양은 셔츠에 놓이고 그래픽은 티셔츠와 데님 자수로 옮겨져 같은 참고점이 서로 다른 종류의 옷에서 작동한다. 브랜드는 흥을 기쁨과 자발성, 리듬으로 설명하지만 이를 모든 착용자가 느끼는 효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옷에서 실제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색의 밝기, 표면의 낡은 듯한 처리, 그림이 놓인 자리다. 새로운 옷에 시간의 흔적을 부여하는 방법은 2013년 아카이브 영상의 보관이라는 주제와 비교해 볼 만하다. 과거를 없애고 새로 시작하기보다 이미 있는 형태에 다른 감각을 더한다. 정장과 수영복, 서울과 파리, 전통 그림과 데님을 함께 읽을 때 이 브랜드가 넓혀 온 남성복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보인다.

주요 연표

  • 1959 — 서울에서 출생.
  • 1988 — 솔리드옴므 시작.
  • 2002 — 우영미로 파리 컬렉션 시작.
  • 2014 — 케이티 정이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참여.
  • 2026 — 2027년 봄·여름 흥 컬렉션 발표.

참고 자료

  1. T Japan: Woo Young-mi interview, 2022
  2. Maeil Economy: first job and independent career
  3. Monocle: Woo Youngmi interview
  4. Dazed: spring/summer 2013 and archive film
  5. Vogue: joint creative direction, spring 2015
  6. Wooyoungmi: spring/summer 2024
  7. Wooyoungmi: spring/summer 2026
  8. Dazed: autumn/winter 2011 film credits
  9. Wallpaper: Itaewon store
  10. Wooyoungmi: spring/summer 2027
  11. Maeil Business: 1988 brand launch and b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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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History · Desig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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