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 왕 역사: 옷감으로 만드는 불완전한 균형
옷감의 성질이 재단과 착용을 이끄는 과정.
ÉPOPLI ·

열린 트렌치코트가 바꾸는 착용법
우마 왕 역사를 읽는 출발점으로 2027년 봄여름 남성복의 트렌치코트를 볼 수 있다. 양옆이 열린 코트의 소매는 목에 두르는 스카프처럼 활용하도록 제안됐다. 겉옷의 한 부분이 다른 착용 기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재킷과 버뮤다 쇼츠, 풍선처럼 부풀린 줄무늬 바지의 조합 역시 완벽하게 다려진 정장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사진가 피터 비어드의 꾸밈없는 옷차림에서 시작했다는 설명은 의도된 구김과 느슨한 겹침을 읽는 단서다. 다만 편안해 보이는 결과가 제작의 간단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떤 면은 처지고 어떤 면은 형태를 남겨야 하므로 천의 성질을 먼저 조율해야 한다. 소재 개발은 이 브랜드에서 완성된 디자인에 덧붙이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 무엇을 자르고 어떻게 몸에 두를지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이 글은 옷감의 불완전한 표면이 어떻게 정교한 균형으로 바뀌는지를 따라간다.
니트 실무에서 독립까지
우마 왕 역사의 인물 이름은 왕즈,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은 우마 왕이다. 중국 허베이 출신으로 상하이의 중국방직대학, 현재의 둥화대학에서 공부했다. 1990년대 의류 기업의 니트 부서에서 일하며 소재와 생산을 익힌 뒤 2002년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연수했다. 당시 과정은 단기 교육으로 소개되므로 정규 학위 취득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공식 브랜드 연혁은 2009년을 설립 연도로 제시한다. 앞선 인터뷰에는 2005년 런던에서 시작한 활동도 나오지만, 현재 하우스의 출범 기록과 같은 사건으로 합치지 않는다. 2017년에는 시즌 발표를 밀라노에서 파리로 옮겼다. 여러 도시를 이동한 경력의 바탕에는 독립 전에 보낸 오랜 실무 시간이 있다. 브랜드를 세운 순간에 갑자기 생긴 스타일보다, 니트를 다루며 축적한 재료 감각이 다른 옷의 형태로 옮겨 갔다고 볼 수 있다.
작업실과 직물 생산자
우마 왕 역사는 중국의 작업실과 이탈리아 생산 현장이 연결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공식 약력과 인터뷰는 이탈리아 직물 업체들과의 밀접한 제작을 설명한다. 소재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한 나라의 이미지를 그대로 출력하는 일이 아니다. 염색이 겹쳐 만드는 색과 실의 밀도, 천을 들어 올렸을 때 생기는 무게가 실제 의상의 크기를 정한다. 필레프 모트워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자이너는 직물 담당 동료가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의 이름만으로 완성되는 스타일이 아니라 작업실 안팎의 기술이 만나는 결과인 셈이다. 거친 가장자리와 부드러운 주름을 함께 쓰면 낡은 듯한 표면 안에서도 정교한 재단이 드러난다. 편안한 옷이라도 어깨와 소매, 밑단이 어느 지점에서 멈추는지는 세심하게 결정된다. 그 차이를 놓치면 이 옷을 단순히 큰 옷, 어두운 옷으로만 보게 된다.
회화가 부풀린 코트가 될 때
우마 왕 역사의 2025년 가을겨울 작업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임신한 성모 그림에서 출발했다. 모트워리가 기록한 컬렉션에는 부풀린 코트와 비대칭 밑단, 어깨의 강조, 부드러운 주름과 끈이 함께 등장한다. 역사적인 그림을 프린트로 옮기기보다 몸을 둘러싼 천의 양과 그 안에 있는 사람의 존재감을 다룬 것이다. 주름과 볼륨은 여기서 여성의 몸을 조여 드러내는 수단보다 몸 주변에 여유를 만드는 장치가 된다. 단단해 보이면서 움직일 수 있는 형태를 만들려면 겹친 천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뻣뻣해서는 안 된다. 부풀림과 흐름의 차이가 있어야 옷이 몸을 삼키지 않는다. 이 작품군을 볼 때 회화의 출처를 아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실제 코트의 옆선과 바닥으로 내려오는 선을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하다. 영감이 재단과 물성으로 번역되는 지점이 거기에 있다.
서로 다른 여행의 출발점
우마 왕 역사의 2026년 봄여름 여성복은 이탈리아 만토바의 팔라초 테에서 본 조각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반면 같은 시즌 남성복은 부탄 여행의 경험을 언급했다. 여성복과 남성복에 하나의 여행 이야기를 억지로 적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두 작업을 나란히 보면 특정 지역의 의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보다 경험을 자신의 옷감과 비례로 바꾸는 방식이 드러난다. 르네상스 건축 안의 조각과 히말라야 지역에서의 여행은 서로 다른 출발점이다. 완성된 옷을 읽을 때는 제목에 기대어 모든 형태를 이국적이라고 해석하기보다 몸 위에 놓인 길이와 겹침을 살펴볼 수 있다. 주름과 볼륨이 어떤 부분에 집중되고 어떤 부분에서 줄어드는지를 비교하면 같은 브랜드 안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공식 시즌 갤러리가 여성복과 남성복을 나누어 기록하는 방식 역시 각 작업의 맥락을 보존한다.
카메라 앞의 의상
우마 왕 역사는 런웨이 밖의 영화 의상으로도 이어졌다. 2018년 인터뷰는 장원의 영화 사불압정에 참여한 작업을 소개했고, 공식 약력은 주노 막의 풍림화산 의상으로 2026년 제44회 홍콩영화금상장 의상디자인상을 받았다고 기록한다. 영화 의상은 컬렉션 한 벌의 강한 인상뿐 아니라 인물과 장면 사이의 연속성을 요구한다. 같은 천도 조명과 카메라의 거리,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표면으로 보인다. 이런 조건을 생각하면 패션의 옷감 실험이 화면 속 인물을 만드는 일로 확장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물건을 디자이너 혼자의 작품으로 돌릴 수는 없다. 감독과 의상 제작진이 함께 만드는 영상 안에서 기여를 읽어야 한다. 패션쇼의 독립된 실루엣과 영화의 연속된 장면은 서로 다른 환경이며, 한 경력 안에서 두 환경을 오간 사실이 이 작업의 범위를 보여 준다.
대칭 없이 균형 잡기
우마 왕 역사의 최신 발표는 2026년 10월 1일 파리에서 선보인 2027년 봄여름 여성복이다. 알렉산더 콜더의 모빌처럼 서로 다른 부분이 균형을 이루는 방식이 출발점이었다. 디자이너는 몸 위에서 형태를 만들고 내려놓은 뒤 다시 살피며 관습적인 재단의 방향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비대칭 균형은 대칭을 실수로 놓친 결과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무게와 길이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남성복의 열린 트렌치코트와 함께 보면 옷의 정답을 하나의 고정된 착용법에 두지 않는 태도가 드러난다. 비대칭 균형이 시각적인 긴장을 만든다면 소재의 촉감과 흐름은 그 긴장을 일상에서 입을 수 있게 한다. 오늘 이 브랜드를 읽는 기준은 유행과 무관하다는 추상적인 찬사보다 구체적인 천과 몸의 관계여야 한다. 거친 표면과 계산된 재단, 입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한 벌 안에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볼 수 있다.
주요 연표
- 2002 —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연수
- 2009 — 공식 브랜드 설립 연도
- 2017 — 파리로 시즌 발표 이전
- 2022 — 프레타포르테 조합 회원
- 2026 — 홍콩영화금상장 의상상, 봄여름 2027 발표
참고 자료
- Vogue SS2027 menswear
- Official biography
- Jiemian interview 2018
- Jiemian education report
- Vogue Italia birthplace
- Filep Motwary interview
- Vogue SS2026 womenswear
- Vogue SS2026 menswear
- Vogue SS2027 womenswear
- FHCM October 1 show
- Fluoro 2014 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