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샬라얀: 몸으로 옮기는 집과 시간
봉투 드레스부터 가구와 의복의 전환까지, 변화의 조건을 설계하다.
ÉPOPLI ·

집을 떠날 때 무엇을 입을 수 있을까
2000년 가을겨울 쇼의 거실에서 의자 덮개는 옷이 되고, 낮은 탁자는 몸에 걸치는 치마가 되었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는 이처럼 물건의 용도가 바뀌는 순간에서 시작할 수 있다. 「애프터 워즈」는 단순히 가구를 닮은 드레스를 만든 작업이 아니다. 사람이 방을 떠나면서 주변 사물을 몸으로 옮기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관객은 옷의 완성된 모습뿐 아니라, 익숙한 생활 공간이 사라지는 순서도 보게 된다. 변형 의상은 여기서 재주를 부리는 장치라기보다 이동과 소유의 문제를 눈앞의 행동으로 번역한다. 디자이너는 훗날 이 쇼를 돌아보는 인터뷰에서도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과 가져갈 수 있는 것의 관계를 설명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무엇을 더 새롭게 보이게 할 것인가보다 몸 하나에 어느 정도의 생활을 담을 수 있는가에 가깝다.
키프로스와 런던, 흙 속에 놓인 졸업 작품
1970년 니코시아에서 태어난 그는 키프로스와 영국을 오가며 성장했고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공부했다. 1993년 졸업 컬렉션 「더 탠전트 플로스」에서는 철 가루를 이용한 실크 의상을 땅에 묻었다가 꺼냈다. 시간과 물질의 변화가 천의 표면에 남는 작업이었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의 초기에는 컴퓨터보다 흙과 섬유가 먼저 등장한다. 정교하게 새것을 만드는 패션 교육의 결과물에 부식과 흔적을 포함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 런던의 브라운스가 졸업 작품을 소개했고, 그는 1994년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시작했다. 졸업과 독립 사이의 이 짧은 경로는 특이한 한 벌이 상업적 관심을 얻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후 모든 옷이 전시용 오브제가 된 것은 아니다. 그의 작업은 판매되는 의복과 더 자유로운 실험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편지처럼 접어 보내는 옷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1999년 에어메일 드레스는 종이처럼 보이는 합성 소재 타이벡으로 만들어졌다. 접으면 봉투 형태가 되어 우편으로 보낼 수 있고, 구매자가 스티커와 설명서를 이용해 옷을 다르게 완성하도록 계획되었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를 재료의 관점에서 읽으면 이 가벼운 물건은 거대한 무대 장치만큼 중요하다. 보통 옷을 포장하고 운송하는 봉투와 그 안의 상품은 분리되지만 여기서는 둘의 경계가 겹친다. 패션 기술은 전기 장치를 뜻하는 말에 머물지 않는다. 접는 방향과 재료의 내구성, 수신자가 손으로 다룰 수 있는 구조 역시 기술이다. 에어메일 드레스의 주름은 착용 전에는 운송의 흔적이고 펼친 뒤에는 의복의 형태가 된다. 구매자를 단순한 관객으로 남겨 두지 않고 마지막 제작 단계에 참여시킨다는 점에서도 런웨이의 일방적인 제시와 다른 관계를 만든다.
딱딱한 껍질과 부드러운 안쪽
2000년 봄여름의 「리모트 컨트롤」은 섬유유리와 수지로 만든 외피 아래에 분홍색 튈을 배치했다. 튈은 그물처럼 가벼운 망사다. 단단한 옆면과 뒷부분이 열릴 때 내부의 부드러운 재료가 드러나며, 닫힌 표면과 열린 표면은 같은 몸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의 변형 의상은 이 대비를 통해 옷의 형태가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흔든다. 메트 소장품은 2000년 디자인을 바탕으로 2005년에 제작된 판본이며, 원래 쇼의 원격 조작과 달리 수동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소장품 사진 한 장만 보고 모든 판본의 작동 방식을 같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패션 기술의 흥미는 버튼을 누르는 효과뿐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이음부와 부피를 어디에 숨기는지에 있다. 부드러운 속과 단단한 겉의 결합은 장식의 교체가 아니라 몸을 둘러싼 공간을 다시 구성하는 일이다.
빛과 움직임을 몸에 결합하는 사람들
2007년 가을겨울 「에어본」에서는 LED를 이용해 옷의 표면이 빛과 영상처럼 변화했고, 2008년 봄여름 「리딩스」에서는 레이저와 크리스털이 몸 주위로 빛을 흩었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발명한 이야기로 읽을 때 오히려 빈약해진다. 그의 인터뷰는 전기 공학자, 건축가, 영화 제작자 등 서로 다른 전문가를 모으고 장치를 몸과 연결하는 일이 작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그는 시제품을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제품으로 옮기는 비용의 어려움도 말했다. 패션 기술이 런웨이에서 작동하는 것과 매일 입을 수 있는 상품이 되는 것은 다른 단계인 셈이다. 조명과 단단한 구조를 감추거나 통합하려는 노력은 착용자의 움직임, 장치의 자리, 의복의 선을 함께 고려하게 한다. 사진에서는 빛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작업에는 제작과 유지, 반복 작동을 위한 판단이 포함된다.
실험실과 수업으로 넓어진 작업
독립 브랜드 이외에도 그는 여러 회사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았고 영화와 전시로 표현 영역을 넓혔다. 1999년과 2000년 영국 올해의 디자이너 수상은 초기 작업의 인지도를 보여 주는 이정표다. 후세인 샬라얀 역사에서 최근의 중요한 축은 디자인 교육이다. 빈 응용미술대학교에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가르친 뒤, 2019~2020년 겨울 학기부터 HTW 베를린의 교수로 합류했다. 2026년의 학교 명단과 수업 안내에서도 재직을 확인할 수 있다. 그해 여름 학기에는 MIT의 스카일러 티비츠와 함께 극한 환경을 위한 의복과 구성 요소를 다루는 프로젝트가 안내되었다. 학생들은 지구와 그 밖의 어려운 조건을 상상하며 형태와 재료를 실험하도록 요청받았다. 교육 협업은 한 사람의 유명한 형태를 복제시키는 일보다 문제를 설정하고 시험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누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미래적인 외관보다 변화의 조건
후세인 샬라얀 역사를 따라가면 흙에 묻힌 천, 봉투가 되는 드레스, 몸을 감싸는 외피, 옮길 수 있는 가구가 서로 연결된다. 공통점은 은색 표면이나 우주 시대의 이미지가 아니라 물건이 다른 상태로 바뀌는 조건을 설계한다는 데 있다. 변형 의상을 읽을 때는 마지막 장면만 보지 말고 누가 어떤 동작을 해야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봉투를 여는 수신자, 원형 탁자를 들어 올려 몸에 걸치는 착용자, 장치를 조정하는 제작자는 모두 작품의 경험을 구성한다. 그의 경력에서 교육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유 역시 완성된 외관보다 탐구 과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실험이 일상복의 표준이 되었다고 볼 필요는 없다. 실용적인 옷과 실험적인 시제품을 함께 놓으면, 패션이 당장 팔리는 물건을 만들면서도 아직 가능한지 알 수 없는 질문을 시험하는 장소라는 점이 더 선명해진다.
주요 연표
- 1970 — 니코시아 출생
- 1993 —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졸업
- 1994 — 브랜드 설립
- 1999 — 에어메일 소장품 제작 연도
- 2000 — 리모트 컨트롤과 애프터 워즈
- 2019 — HTW 베를린 교수 합류
- 2026 — 극한 환경 의복 교육 프로젝트
참고 자료
- Design Museum — Hussein Chalayan
- The Met — Airmail dress, 1999
- The Met — Remote Control, 2000, edition 2005
- Vogue — Chalayan on After Words
- Hugheswho — Interview with Chalayan
- MIT — Visiting artist Hussein Chalayan
- HTW Berlin — Appointment, 2019 (PDF)
- HTW Berlin — Current faculty profile
- HTW Berlin — Extreme Environments, summer 2026
- 10 Magazine — Teaching interview, March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