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와 작은 변화의 디자인
검은 운동화의 흰 스티치부터 협업의 제조 체계까지.
ÉPOPLI ·

검은 가죽 위의 흰 선
2002년 에어 포스 1 HTM은 익숙한 농구화의 윤곽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검은 가죽 위에 흰 스티치를 드러내고, 신발 안쪽과 끈 구멍 부근에 작은 표식을 더했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에서 이 신발이 중요한 이유는 변화의 크기와 디자인의 가치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니커 협업은 이미 알고 있는 물건을 다시 관찰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흰 봉제선은 검은 면에 묻혀 있던 패널의 경계를 읽게 하고, 가죽의 질감은 스포츠용 제품에 다른 촉감을 부여한다. HTM이라는 이름은 후지와라와 나이키의 팅커 햇필드, 마크 파커에게서 왔다. 한 사람의 로고를 얹는 사업으로만 보면 이 공동 작업의 기술적 토대를 놓치게 된다. 세 사람이 함께 선택한 재료와 대비가 기존 형태를 새롭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다.
음반과 잡지에서 시작된 경력
후지와라는 1964년 일본 미에현에서 태어났다. 1982년 런던으로 건너갔고 이듬해 뉴욕에서 디제이가 활동하는 현장을 접한 뒤 일본에서 클럽 디제이로 일했다. 1985년에는 다카기 간과 타이니 펑크스를 결성했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는 의상 학교나 꾸뛰르 공방에서 출발하는 전기와 다른 입구를 갖는다. 음반을 고르고 서로 다른 문화의 물건을 소개하던 활동이 먼저 있었다. 1987년 잡지의 라스트 오르기 칼럼, 1990년 굿이너프는 그 취향이 독자와 구매자를 만난 통로였다. 오늘날의 스트리트웨어를 이미 완성된 시장으로 거슬러 올려 읽기보다, 당시 음악과 잡지와 매장이 정보를 전달하던 상황을 함께 보아야 한다. 본인은 디제이 경험이 디자인 취향을 직접 결정했는지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악을 좋아했다는 사실과 모든 디자인을 음악으로 설명하는 해석은 같지 않다.
직접 만들기보다 함께 만드는 구조
2003년 프라그먼트 디자인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그는 소매업 중심의 활동에서 독립적으로 여러 회사와 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의 방향 전환은 모든 제조 시설을 스스로 소유하는 대신 각 분야의 생산자를 고르는 데 있었다. 가방은 포터, 운동화는 나이키, 겨울옷은 몽클레르처럼 이미 해당 제품을 만들던 조직과 만나는 방식이다. 스니커 협업에서 자신의 역할은 원형을 처음 발명했다는 주장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 결정하는 편집에 가깝다. 이때 제품 편집은 홍보 문구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색과 재료, 표식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사용자가 익숙한 물건을 다시 선택할 이유를 만든다. 브랜드의 공장과 개발팀이 실제 생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결과물에는 상대의 기술과 제약도 함께 남는다. 일부 아이디어가 판매 제품으로 나오지 않아도 그것을 회사의 선택으로 받아들인다는 그의 설명은 이 협업 구조를 잘 드러낸다.
카메라의 표면과 사용자의 여백
2022년 라이카 M10 모노크롬과 Q2 모노크롬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의류 밖에서도 같은 선택 방식을 보여준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를 카메라까지 넓혀 읽으면 그래픽 절제가 단순히 장식을 지우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검은 몸체에 소가죽의 촉감을 더하고, 위쪽의 이름표를 붙일 자리를 남겨두었다. 사진을 찍는 기능 자체를 자신의 발명으로 포장하지 않고 손이 닿는 표면과 사용자에게 필요한 여백을 다뤘다. 그는 여러 디자인을 시험했지만 오래 직접 사용할 물건을 생각하며 검정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카메라가 백색과 흑색만 기록한다는 조건도 외관과 연결된다. 옷에서 봉제선과 로고의 위치가 전체 인상을 바꾸듯 여기서는 가죽과 글자의 간격이 차이를 만든다. 제품 편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운동화와 카메라는 서로 무관한 외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 제조업체를 상대하는 두 사례다.
긴 몸판을 선택한 이유
수집한 물건을 보면 선택의 기준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23년 소더비 인터뷰에서 그는 1990년대 로스앤젤레스에서 구한 리바이스 506XX T백 재킷을 이야기했다. 큰 사이즈의 긴 몸판을 좋아해서 샀다는 설명이었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는 희소품의 가격만으로 읽으면 오히려 중요한 부분을 잃는다. 먼저 입었을 때의 길이가 있었고 나중에 수집 시장의 가치가 따라붙었다. 경매에는 프라그먼트 덩크 시제품과 언더커버 협업 MA-1도 포함됐다. 시제품, 다른 디자이너와 만든 옷, 오래된 작업복이 한 목록에서 만난다. 이는 스트리트웨어를 특정한 나이나 단일한 티셔츠 형태로 한정하기 어렵게 한다. 원래 다른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을 자신의 옷장에 넣고 함께 사용하는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소장한 빈티지 재킷은 그가 디자인한 작품이 아니라 그의 선택을 설명하는 자료다.
새 기술을 다루는 2026년의 신발
2026년 나이키의 에어 리퀴드 맥스와 마인드 001·002 작업은 오래된 명작의 재발매와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는 프라그먼트 콘셉트 테스팅이라는 이름 아래 새 기술을 갖춘 신발로 이어졌다. 리퀴드 맥스는 검정으로 정리했고 마인드 제품에는 푸른 바닥 돌기가 대비된다. 특히 마인드 002는 갑피 재료를 달리해 기존 모델과 다른 표정을 만들었다. 그래픽 절제와 재료 교체는 여기서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색을 줄이기 때문에 돌기의 위치나 표면의 차이가 더욱 잘 보인다. 나이키가 개발한 원형의 기술과 후지와라가 더한 외관의 판단을 함께 비교하면 변화가 어디에서 생겼는지 분명해진다. 2002년의 흰 스티치가 패널의 경계를 강조했다면 이 작업은 검은 바탕에서 푸른 부분을 눈에 띄게 한다. 두 시대의 제품은 복잡한 장식을 더하지 않고 시선이 머무는 지점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도시의 옷장으로 이어진 협업
2026년 가을·겨울 몽클레르 프라그먼트에는 체크 셔츠 재킷, 후드 윈드브레이커, 로고와 개 그림 티셔츠가 함께 등장한다. 후지와라 히로시 프라그먼트 역사는 2018년에 시작한 몽클레르 지니어스 관계를 도시의 가벼운 옷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남성복과 아동복에 이어 클라크스와 함께한 트레일그립 왈라비 GTX도 제시된다. 산악복 회사와 영국 신발 브랜드, 일본의 기획자가 각자의 원형을 한 물건으로 연결한 사례다. 화려한 패션쇼 한 벌보다 셔츠와 신발을 일상에서 어떻게 조합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의 영향은 옷의 실루엣 하나를 새로 만들었다는 결론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이미 존재하는 제품의 출처를 알아보고 다른 재료나 문맥을 더해 다시 유통시키는 방법이 중심에 있다. 작은 차이를 알아보는 독자와 구매자의 역할까지 커졌다는 점에서 이 작업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패션이 발견되고 소비되는 방식을 함께 보여준다.
주요 연표
- 1964 — 일본 미에현 출생.
- 1985 — 다카기 간과 타이니 펑크스 결성.
- 1990 — 굿이너프 시작.
- 2002 — 나이키 HTM 에어 포스 1 발표.
- 2003 — 프라그먼트 디자인 시작.
- 2018 — 몽클레르 지니어스 협업 시작.
- 2026 — 나이키 콘셉트 테스팅과 몽클레르 가을·겨울 작업.
참고 자료
- Nike: Air Force 1 HTM (2002)
- IMA: Fujiwara interview, 2022
- GQ: Hiroshi Fujiwara interview
- SCMP: Fujiwara on independent collaboration
- Leica: fragment Editions, 2022
- Sotheby’s: The Personal Effects of Hiroshi Fujiwara
- Nike: Fragment Concept Testing, 2026
- Moncler: Fall–Winter 2026 Fragment
- Moncler: The ongoing collabo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