ÉPOPLI

다니엘 로즈베리: 환상을 지탱하는 제작

구름 드레스부터 금속과 실리콘까지, 낯선 몸을 만드는 공방의 기술.

ÉPOPLI ·

다니엘 로즈베리가 스키아파렐리를 위해 디자인한 분홍색 드레스. 파리 장식미술관 전시, 2022년 촬영.
다니엘 로즈베리가 스키아파렐리를 위해 디자인한 분홍색 드레스. 파리 장식미술관 전시, 2022년 촬영.Arroser · CC0 · 출처 · 이용 조건

구름을 떠받치는 구조

2019년 가을겨울의 누아주, 곧 구름 드레스는 천이 착용자의 어깨 위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를 시작하는 데 어울리는 작품이다. 가벼워 보이는 겉모습 안에는 손으로 만든 금속 지지 구조가 있다. 커다란 천의 덩어리는 몸 주변에서 방향을 틀어 짧은 드레스로 이어진다. 떠 있는 것 같은 인상과 실제로 무게를 받치는 장치는 서로 반대되는 일을 하면서 같은 결과를 만든다. 이 옷을 읽을 때에는 풍성함의 크기만 보지 말고, 몸이 있는 부분과 천만 있는 부분을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구름 드레스는 인체를 그대로 감싸는 윤곽에서 벗어나 주위의 빈 공간까지 디자인한다. 초현실주의는 여기서 낯선 그림을 인쇄하는 방식보다 익숙한 중력의 감각을 흔드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실제 제작법이 환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이후 작업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텍사스에서 뉴욕의 작업실로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는 1985년 텍사스 플레이노에서 태어난 인물이 뉴욕의 제작 현장을 거쳐 파리로 옮겨 간 경로다. 성직자인 아버지와 미술가인 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 이후 해외에서 선교 활동을 한 뒤 미국으로 돌아왔다. 뉴욕 패션기술대학인 FIT에 진학했지만 두 해 뒤 학교를 떠나 톰 브라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약 10년 동안 남성복과 여성복을 경험하고 디자인 책임자로 성장했다. 정교하게 재단한 옷과 극적인 발표가 만나는 환경에서 경력을 쌓은 셈이다. 2019년 스키아파렐리에 합류한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건 하우스의 창립이 아니라 이미 역사가 있는 브랜드의 창작을 맡는 일이었다. 새 책임자는 창립자 엘사의 옷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대신 무엇을 이어 받을지 선택해야 했다. 재료의 실험과 유머, 신체를 다른 위치에 놓는 발상을 각기 다른 옷으로 번역하는 일이 그 과제가 되었다.

국가적인 행사에서 읽히는 세 가지 색

2021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입은 의상은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가 패션쇼 밖의 대규모 관객과 만난 장면이다. 몸에 맞춘 남색 캐시미어 재킷 아래에 붉은 실크 파유 치마를 배치하고 가슴에는 금빛 비둘기 브로치를 달았다. 파유는 가로 방향의 골이 드러나는 직물이다. 위쪽의 조밀한 윤곽과 아래쪽의 넓은 면적은 색의 경계를 기준으로 나뉜다. 작은 화면에서도 상체와 치마의 비례가 빠르게 읽히고, 가까운 사진에서는 새의 날개가 드러난다. 금속 장식은 전체 표면을 덮는 대신 한곳에 집중되어 시선을 모은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제시되었으며, 디자이너는 미국 출신으로 파리에 살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설명했다. 거대한 드레스만으로 장면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색의 수를 줄이고 상징 하나의 크기를 조절한 결과다. 노래하는 인물의 얼굴과 의상의 넓은 윤곽이 함께 남는 구성이었다.

장미를 평면에서 끌어내다

2021~2022년 가을겨울 마타도르 컬렉션의 짧은 검은 드레스에서는 분홍 장미가 몸통 윗부분과 소매를 따라 번진다.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에서 이 옷은 옛 작품을 새 크기로 읽는 사례다. 출발점은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1937년에 만든 이브닝 코트의 장미와 이중 이미지였다. 레사주 공방은 과거 작품에 참여했던 제작 조직이자 이번 작업의 협력자였다. 실크 아플리케, 즉 천 조각을 다른 바탕에 붙이는 기법이 커다란 꽃의 부피를 만든다. 입체 자수는 표면의 무늬를 넘어서 드레스의 바깥선을 바꾸고, 꽃이 모인 부분과 비어 있는 검은 부분 사이에 밀도의 차이를 만든다. 같은 장미라도 수를 늘리고 놓이는 위치를 옮기면 옷의 균형은 달라진다. 원본의 긴 코트와 새로운 미니 길이 사이에는 몸이 드러나는 비례의 차이도 있다. 후임자의 창작을 과거의 복제품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그 결과를 만든 공방의 기억과 기술을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몸을 옷 밖으로 꺼내는 사람들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신체의 일부를 의복과 액세서리의 표면으로 옮기는 일이다. 눈과 귀를 떠올리게 하는 형태, 몸통을 본뜬 가방, 몰딩한 가죽의 복근은 몸에 붙는 물건 위에 다른 몸을 겹친다. 2021년 봄여름의 버스트 백에서는 수납을 위한 가죽이 조각 같은 외피를 얻는다. 금속 장식은 부드러운 천과 다른 속도로 빛을 반사하고, 단단한 가장자리는 피부와 재료의 차이를 강조한다. 이런 물건을 만드는 데에는 재단과 봉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NGV의 인터뷰는 금속 기술자와 조각가, 보석 제작자 등 여러 분야의 참여를 설명한다. 종이에 그린 형태가 착용 가능한 물건이 되려면 무게와 연결 부위, 몸에 닿는 면을 조정해야 한다. 입체 자수가 실의 층으로 부피를 만든다면 몰딩과 금속 가공은 다른 방식으로 같은 문제에 접근한다. 한 사람의 스케치와 서로 다른 전문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 옷들의 낯선 윤곽이 완성된다.

초록빛 깃털과 검은 튈

2026년 봄여름 쿠튀르의 28번 룩은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에서 표면과 지지 구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최근 사례다. 깊고 극적인 목선의 뷔스티에 드레스에는 크리스털을 더한 압생트 초록색 공작 깃털이 놓이고, 그 아래에는 검은 튈이 여러 층 쌓인다. 뷔스티에는 몸통을 잡아 주는 구조이며 튈은 가벼운 망사 원단이다. 깃털 끝의 반짝임과 속의 어두운 층은 같은 초록을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가까운 곳에서는 각각의 작은 선이 읽히고, 멀리서는 넓은 색면과 윤곽이 먼저 보인다. 새 머리 모양의 귀걸이는 부리에 초록색 방울을 물고 있어 의상의 새 모티프를 얼굴 가까이에서 다시 반복한다. 누드색 새틴 샌들의 물결치는 윗부분과 굽도 별도의 곡선을 보탠다. 이렇게 다른 크기의 세부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이어지지만 모두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색과 곡선이 여러 제작 기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옷감의 범위를 넓히는 현재

2026년 7월 발표된 쿠튀르는 바다 생물의 이미지를 실리콘과 라텍스 등으로 풀었다. 다니엘 로즈베리 스키아파렐리 역사의 현재는 이미 정해진 장식 목록을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CFDA가 전한 현장 설명에 따르면 영화 제작용 사실적인 아기 모형을 만드는 파리 외곽의 전문가들과 만나 실리콘을 얇은 면으로 만들어 보았다. 옷감이라고 부르는 대상의 범위를 실험하는 과정이었다. 재료를 바꾸면 색뿐 아니라 늘어나는 정도와 가장자리의 처리, 몸에서 떨어지는 방식도 다시 판단해야 한다. 이 글을 확인한 2026년 10월 12일 기준 그는 공식 하우스가 소개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창립자의 생전 작품과 그의 컬렉션은 서로 다른 시기의 창작이며, 연결점은 특정 도안을 그대로 쓰는 데만 있지 않다. 구름을 떠받치는 구조, 장미의 확대, 신체를 본뜬 액세서리와 새로운 표면은 모두 익숙한 몸을 다른 물질과 만나게 한다. 오늘의 독자는 완성된 환상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그 안의 연결과 제작 노동을 찾아볼 수 있다.

주요 연표

  • 1985 — 텍사스 플레이노 출생
  • 2019 — 스키아파렐리 합류, 첫 쿠튀르 발표
  • 2021 — 레이디 가가 취임식 의상과 마타도르 컬렉션
  • 2023–2024 — NGV 트리엔날레에서 작품 전시
  • 2026 — 쿠튀르에서 실리콘 등 재료 실험

참고 자료

  1. NGV — Nuage and The Matador (PDF)
  2. Schiaparelli — Daniel Roseberry biography
  3. Schiaparelli — Lady Gaga inauguration ensemble
  4. NGV — The door the bone dress opened
  5. Schiaparelli — Spring–Summer 2026, Look 28
  6. CFDA — July 2026 couture report
  7. Schiaparelli — Appointment statement
  8. NGV — Schiaparelli, Triennial 2023

함께 읽기

엘사 스키아파렐리 · 톰 브라운 · Designers

#다니엘로즈베리#스키아파렐리#쿠튀르#입체자수#패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