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리: 손에 잡히는 가죽에서 날씨를 입는 옷으로
손에 잡히는 가죽에서 날씨를 입는 옷으로
ÉPOPLI ·

비를 막는 옷이 계절을 말할 때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를 읽는 출발점은 로고보다 외투의 표면에 있다. 2024년 겨울 컬렉션에서는 익숙한 트렌치코트 형태가 몰스킨, 울, 가죽으로 달라진다. 같은 칼라와 여밈이라도 매끈한 가죽은 빛을 반사하고 보송한 울은 윤곽을 부드럽게 만든다. 비를 막는 기본 형태를 계절의 감각으로 번역하는 방식이다. 기능적 의복의 기억을 남기되 소재가 몸과 만나는 느낌을 바꾼다.
이 차이는 사진만으로도 일부 읽을 수 있지만 실제 무게와 보온성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컬렉션을 볼 때에는 코트의 이름과 소재 표기를 먼저 확인하고, 어깨의 폭과 벨트가 놓인 위치를 비교하는 편이 유용하다. 그의 작업은 낯선 옷의 종류를 계속 발명하기보다 사람들이 이미 아는 물건의 크기와 촉감을 재조정한다. 이 관점은 앞선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 경력과 영국 하우스의 외투 작업을 연결하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브래드퍼드에서 여러 스튜디오로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 성장한 그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공부했다. 공식 임명 자료는 메종 마르지엘라, 발렌시아가, 도나 카란에서의 경력과 2012년 셀린느 합류를 기록한다. 셀린느에서는 레디투웨어 디자인 디렉터로 일했다.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 이전에 여러 제작 조직의 일원이었던 시간을 놓치면, 갑자기 등장한 스타 디자이너라는 단순한 이야기만 남는다. 디렉터가 되기 전에도 옷의 개발과 조정에 참여하는 전문 경력이 있었다.
다만 공개된 약력만으로 그 시기에 나온 특정 옷을 전부 그의 단독 디자인으로 돌릴 수는 없다. 디자인팀의 직책은 하우스 전체의 저작권이나 창작 공헌과 동일하지 않다. 교육과 스튜디오 경력은 확인되는 범위에서 설명하고,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지휘한 컬렉션과 구분해야 한다. 2018년 보테가 베네타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소재에 대한 관심을 가방과 신발, 의류를 함께 조직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조건이 생겼다.
파우치와 카바트가 보여준 두 가지 부피
2019년 더 파우치는 부드러운 가죽이 입구 주변에 모이는 큰 클러치였다. 장식적인 금속 로고보다 주름과 덩어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손으로 들었을 때 외곽이 조금씩 바뀌는 구조는 단단한 상자형 가방과 다른 인상을 준다. 함께 소개된 맥시 카바트는 기존 카바트의 짜임과 규모를 다시 다루었다.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의 전사로 이 두 가방을 비교하면 가죽 공예를 하나의 고정된 전통으로 보지 않는 태도가 드러난다.
파우치의 연속된 주름과 카바트의 반복되는 띠는 표면을 만드는 서로 다른 방법이다. 하나는 부피가 접히는 경계에 시선을 모으고, 다른 하나는 직조처럼 이어지는 규칙을 보여준다. 가죽 공예의 성과는 디자이너의 발상만이 아니라 재료를 고르고 재단하며 조립하는 작업으로 완성된다. 완제품의 단순한 인상과 제작의 단순함은 같은 뜻이 아니다. 이탈리아 시기의 물건에서 익힌 촉각적 인식은 이후 외투와 부츠를 함께 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 하우스를 떠나 다른 기억을 맡다
케링은 2021년 협업 종료를 공동 결정으로 발표했다. 공개되지 않은 이유를 갈등이나 실패로 꾸밀 필요는 없다. 2022년 버버리 임명과 2023년 첫 런웨이는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의 조직적 전환점이다. 이곳에서는 새로 만든 브랜드를 소개하는 대신 이미 널리 알려진 체크, 외투, 승마 관련 상징을 다뤄야 했다. 영국적 이미지는 특정 문양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디서 옷을 입는지까지 포함한다.
보테가 베네타에서 촉감과 볼륨을 강조했던 경험을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새 하우스의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비와 바람에 대응하던 옷의 역사, 런던과 지방의 생활, 전 세계 고객이 떠올리는 영국의 모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의 새 작업은 이러한 차이를 외투, 가방, 신발의 묶음으로 제시한다. 컬렉션의 미적 선택과 기업의 매출 변화도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디자인 하나가 모든 사업 결과를 설명한다는 결론은 자료가 뒷받침하지 않는다.
2024년 여름의 가벼움과 겨울의 보호
2024년 여름 트렌치코트는 가벼운 개버딘과 낮은 벨트 위치, 넉넉한 비례로 제시됐다. 개버딘은 촘촘하게 짠 능직물로, 여기서는 전통적 형태의 부피를 줄이거나 흐르게 하는 데 쓰인다. 꽃과 과일 모티프, 혼과 스완 가방은 무거운 겨울 외투와 다른 계절감을 만든다.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에서 이 계절은 영국적 이미지를 영국 안의 장소에만 묶어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캠페인은 자메이카에서 촬영됐다.
같은 해 겨울의 필드 재킷과 시어링 안감 더플코트는 층을 더해 몸을 감싸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여름의 느슨한 벨트와 겨울의 겹친 외투를 나란히 보면 계절의 차이가 단지 색상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이론 르봉의 사진은 옷의 배경과 인물을 함께 구성했고, 겨울 영상은 아서 윌리엄스가 맡았다. 디자인 지휘, 촬영, 영상, 착용자의 역할을 나누어 보는 것이 완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더 정확히 설명한다.
2026년의 가늘어진 선
2026년 여름에는 좁고 정돈된 실루엣이 공식 자료의 중심에 놓인다. 짧은 재킷, 가는 넥타이, 모헤어 울 테일러링은 앞선 계절의 두툼한 보호감과 다른 비례를 만든다.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는 한 가지 유행의 반복이 아니라 이러한 변화도 포함한다. 새 레인웨어에는 1927년 기록에서 가져온 디테일이 쓰였고, 포일 코팅 데님과 광택 있는 레인코트는 젖은 듯한 빛을 시각적으로 만든다. 실제 방수 성능과 표면의 효과는 구별해야 한다.
트위기가 참여한 캠페인에서는 음악과 옷의 관계가 제시되며, 샘 록의 사진과 레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아트 디렉션이 함께 표기된다. 디자이너가 모든 시각 작업을 혼자 수행했다는 뜻이 아니다. 가죽 공예에서 시작한 촉감의 강조도 이제 크로셰, 비즈, 반사면처럼 다른 재료로 넓어진다. 같은 표면이라도 장식이 붙은 방식과 빛을 받는 방식에 따라 몸의 움직임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을 살펴볼 만하다.
현재의 직책과 작품을 읽는 기준
2026년 10월 10일 확인한 공식 여름·가을 자료는 그를 버버리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 명시한다. 가을 캠페인의 레든엄 외투와 주름진 밑단의 틸리드린 코트는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옷차림으로 소개된다. 다니엘 리 버버리 역사를 현재까지 읽을 때에는 이 확인된 활동과 아직 발표되지 않은 다음 계획을 구분해야 한다. 이름이 익숙해졌다고 미래의 재직이나 새로운 브랜드 사업을 추측할 수는 없다.
그의 기여를 살피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은 제품의 접히는 부분을 보는 것이다. 파우치의 주름은 손과 가방의 관계를, 코트의 벨트와 밑단은 몸과 날씨의 관계를 바꾼다. 영국적 이미지 역시 고정된 국적의 표지가 아니라 소재와 장소, 출연자가 함께 만든 편집의 결과로 읽힌다. 오래된 형태를 유지하는 부분과 달라진 부분을 따로 살피면 유산이라는 추상적 말보다 명확한 비교가 가능하다. 제품의 제작 기록과 캠페인의 이야기를 함께 보되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의 증거를 대신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연표
- 2012 — 셀린느 디자인팀 합류
- 2018 — 보테가 베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취임
- 2019 — 더 파우치와 맥시 카바트 출시
- 2021 — 보테가 베네타와 협업 종료
- 2022 — 버버리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 취임
- 2026 — 버버리 여름·가을 컬렉션 지휘
참고 자료
- Burberry — Daniel Lee appointment and career
- Kering — Daniel Lee appointed at Bottega Veneta
- Vogue Italia — The Pouch and Maxi Cabat, 2019
- Kering — Joint decision to end collaboration, 2021
- Burberry — Summer 2024
- Burberry — Winter 2024
- Burberry — Summer 2026
- Burberry — Autumn 2026 campa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