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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블라스: 일상의 조합을 저녁의 옷으로

일상의 조합을 저녁의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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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블라스의 AI 인물 일러스트
빌 블라스의 AI 인물 일러스트. 실제 촬영 사진이 아닙니다.ÉPOPLI · 인물 확인 자료

세 조각으로 만든 저녁의 옷

빌 블라스 역사는 1973년의 재킷과 상의, 긴 스커트를 함께 보면 분명해진다. 흰색과 갈색 계열의 무늬는 세 조각을 하나의 차림으로 연결하지만, 각 부분은 따로 움직인다. 목과 소매 끝의 풍성한 털 장식은 얼굴과 손에 시선을 모으고 벨트는 허리를 표시한다. 스커트 뒤 중앙의 얕은 맞주름은 걸을 때 필요한 여유를 만든다. 이 옷의 핵심은 호화로운 표면만이 아니다. 분리형 의상이라는 익숙한 옷차림을 격식 있는 장소로 옮기면서도 몸의 움직임을 남겨 놓았다는 데 있다. 이브닝웨어를 하나의 긴 드레스로만 생각하지 않았던 태도가 여기서 드러난다. 재킷을 벗거나 상의를 바꾸면 같은 구성의 인상도 달라질 수 있다. 그의 작품을 읽는 질문은 그래서 단순하다. 낮에 입는 옷의 편리함과 저녁에 필요한 존재감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무늬의 배치와 테일러링, 그리고 여러 벌을 조합하는 방식이 그 답을 제공한다.

포트웨인에서 뉴욕으로

빌 블라스 역사는 1922년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에서 태어난 윌리엄 랠프 블라스의 그림에서 시작한다. 그는 어린 시절 영화와 패션 잡지의 이미지를 접했고 옷을 스케치했다. 열일곱 살에 뉴욕으로 가 파슨스에서 공부한 뒤 전쟁을 맞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위장과 기만 작전을 수행한 부대에서 복무했다. 고스트 아미 자료실에 남은 스케치북은 군 생활 중에도 그림을 계속 그렸음을 보여 준다. 이 시기에 만난 잭 메이시는 나중에 전시와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되었고, 두 사람의 인연은 1967년 몬트리올 세계박람회 미국관 안내원 의상 작업으로 이어졌다. 종이에 그린 옷이 실제 사람이 일하는 공간으로 옮겨 간 사례다. 군대 경험을 특정 재단법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확인되는 연결은 오랜 동료 관계와 실무 협업이다. 학교에서 시작한 그림, 군 복무 중의 기록, 박람회의 제복은 그가 패션쇼 밖에서도 옷의 역할을 다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고용된 디자이너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빌 블라스 역사는 전후 뉴욕의 의류 회사에서 쌓은 경험을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1946년 무렵 애나 밀러 앤드 컴퍼니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1959년 모리스 렌트너와 합쳐진 뒤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고, 1970년 사업을 인수해 자신의 이름을 내걸었다. 이름이 라벨에 등장하기 전부터 생산 조직 안에서 옷을 설계한 시간이 길었던 셈이다. 그의 테일러링은 이런 기성복 환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재킷과 스커트의 균형, 여밈과 안쪽의 정리, 다른 상의와 함께 입을 수 있는 구성은 한 장의 그림 이상의 조율을 요구한다. 분리형 의상은 구매자가 옷장을 구성하는 방식과도 맞닿는다. 완성된 한 벌의 효과를 제시하면서 개별 품목을 바꿔 입을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공식 브랜드 기록은 1970년을 설립의 기준으로 삼지만, 그것이 그의 첫 디자인 연도라는 뜻은 아니다. 전후의 직장 생활에서 자신의 회사로 이어지는 과정은 제작 경험과 개인 이름의 상업적 인지도가 점차 합쳐진 경로였다.

격자무늬와 반짝이는 술 장식

빌 블라스 역사는 서로 다른 표면을 나란히 놓을 때 더 잘 읽힌다. 노스텍사스대학교가 소장한 1970~1975년경 앙상블은 검은 울 바탕에 분홍, 초록, 노랑, 파랑 사각형을 배치한다. 재킷에는 몸의 곡선을 잡는 다트와 덮개 주머니가 있고, 바닥까지 내려오는 스커트에는 같은 무늬가 이어진다. 분홍색 실크 니트 블라우스의 넓은 소매와 목의 리본은 직선적인 격자에 부드러운 대조를 만든다. 테일러링이 색의 장난스러움을 정돈하는 구조다. 반면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전시 자료에 기록된 1973년 검은 드레스는 실크 저지에 스팽글과 유리 구슬 술을 더했다. 여기서는 여러 색보다 빛을 받는 작은 표면과 흔들리는 장식이 중요해진다. 하나는 색과 선의 반복으로, 다른 하나는 착용자의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만든다. 이브닝웨어라는 같은 범주 안에서도 두 방식은 다른 감각을 제시한다. 정장을 무겁게 만드는 대신 직물의 무늬나 장식의 운동을 이용한다는 공통점도 함께 보인다.

나뭇잎을 옷의 경계 너머로

빌 블라스 역사는 1993년 가을·겨울의 오렌지색 재킷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주름 효과를 낸 벨벳 위에 스팽글로 장식한 잎 모양을 얹고 검은 실크 크레이프 가운과 짝지은 앙상블이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블룸 전시 안내에 따르면 그는 코네티컷 집에서 모은 실제 나뭇잎을 자수 작업의 참고물로 전달했다. 잎 장식은 재킷에서 끝나지 않고 아래의 스커트로 이어진다. 상하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무늬가 따로 만든 두 벌을 시각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앞선 격자 앙상블이 동일한 직물 무늬를 반복했다면, 이 작품은 다른 재료 위에 공통의 장식 언어를 놓는다. 벨벳의 요철과 반짝이는 잎, 빛을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받는 검은 바탕도 대비된다. 분리형 의상을 하나로 묶는 방법이 색 맞춤만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실제 식물을 옷 위의 형태로 바꾸는 과정에는 자수를 구현한 작업자의 기술도 필요했다. 디자이너의 관찰과 제작자의 손이 만나는 지점을 작품의 표면에서 읽을 수 있다.

무대와 사업의 규모

빌 블라스 역사는 1973년 베르사유 패션 행사와도 연결된다. 그는 오스카 드 라 렌타, 앤 클라인, 스티븐 버로스, 홀스턴과 함께 미국 측에 참가했다. 프랑스 디자이너들과 미국 디자이너들이 함께한 이 무대는 옷뿐 아니라 모델의 동작과 공연의 속도가 관객의 인상을 만드는 자리였다. 미술관의 후대 전시는 당시 참가자들의 작업을 통해 그 차이를 돌아봤다. 무대에서 살아나는 옷이라는 관점은 술 장식 드레스나 움직일 공간을 둔 긴 스커트와 함께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같은 해에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작품을 그 행사에서 실제 발표한 옷으로 볼 수는 없다. 이후 그의 이름은 의류 사업과 공적 활동을 아우르는 이름이 되었다. 1987년에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의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1999년 회사를 매각하고 활동을 정리한 뒤 2002년 세상을 떠났다. 성공의 규모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수십 년 동안 일상의 조합법을 격식 있는 옷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살피는 편이 작품의 차이를 더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이름이 남는 두 가지 방식

빌 블라스 역사는 작고 이후의 브랜드 활동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현재 공식 사이트는 1970년의 출발과 창립자의 취향을 브랜드의 배경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오늘 판매되는 제품을 그가 직접 설계한 옷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생전의 작품은 소장품의 연대와 재료, 당시 제작 라벨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름은 옷 밖에도 남았다. 뉴욕공공도서관의 빌 블라스 카탈로그 룸은 이 도서관의 후원자이자 이사였던 그를 기린다. 독자가 자료를 찾는 공간에 남은 이름은 패션 브랜드의 이름과 또 다른 공공적 기억이다. 오늘 작품을 비교한다면 1973년의 세 조각 앙상블, 다채로운 격자무늬 정장, 구슬 술 드레스, 1993년의 잎 장식 재킷을 차례로 보는 것이 좋다. 조합, 색, 운동, 표면이라는 네 관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식과 편하게 입는 구성이 반드시 반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작은 재단의 결정이 착용자의 움직임을 바꾼다는 점이 이 작업들을 다시 읽게 하는 이유다.

주요 연표

  • 1922 —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출생
  • 1946 — 무렵 애나 밀러 회사 합류
  • 1970 — 사업 인수 후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
  • 1973 — 베르사유 행사 참가
  • 1999 — 회사 매각
  • 2002 — 사망

참고 자료

  1. Indiana Historical Society: Bill Blass note and photograph (PDF)
  2. Bill Blass: Legacy
  3. Ghost Army: Jack Masey
  4. FIT Fashion History Timeline: 1973 Bill Blass ensemble
  5. Met: In America exhibition labels
  6. UNT: Bill Blass ensemble, 1970–75
  7. Met: Bloom exhibition guide (PDF)
  8. NYPL: Bill Blass Catalog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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